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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서울 14개 대학 논·구술 35.7%가 ‘교과서 밖’ 출제

등록 2023-06-09 13:28수정 2023-06-09 13:37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주요 대학 14곳에서 실시한 대입 자연계열 논술·구술고사 문항들이 고등학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일 발표한 2023학년도 서울 소재 15개 대학의 자연계열 대학별 고사(논·구술전형) 수학문제 분석 결과를 보면, 경희대를 제외한 14곳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출제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교 수준 밖 문제의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숙명여대(83.3%)였고, 연세대(80%)·서울대(76.9%)·이화여대(70.0%)가 그 뒤를 이었다.

분석 대상은 지난 3월 발표된 대학별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에 수록된 논·구술전형의 자연계열 수학 문제로, 현직 고등학교 교사 17명과 교육과정 전문가 2명이 185개 문제를 분석한 결과다.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항 비율은 전년도에 견줘 두 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5개 문항 중 66개(35.7%)가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됐다. 이 비율은 2021학년도 12.6%, 2022학년도 18.9%로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고 판정한 문제 중엔 대학 과정에 포함된 문제도 26개(39.4%)나 있었다. 대학에서 배우는 ‘측도’와 관련된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오는가 하면, 대학 교재인 <정수론>에서 다루는 내용 등이 버젓이 출제됐다. 이외에도 교육과정에 명시된 사항을 벗어난 문제는 21개(31.8%), 교육과정에 아예 없는 내용도 19개(28.8%)였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대학별 고사 출제진이 대학교수로 구성돼 있어 본인들에게 더 친숙한 대학 과정의 내용을 출제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는 학교 교육과정을 신뢰하고 공부해온 학생들에게 배신감과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고 나아가 평가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 대상 15개 대학은 2024학년도 모집인원의 15% 정도를 논·구술고사로 선발한다. 대학 입학전형에서 대학별 고사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상당한 상황에서 ‘교과서 밖’ 출제 경향이 짙어지면 사교육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교육규제법)에 따라 대학별 고사를 실시할 때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평가한 대학에 행정처분 조처(전체 입학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모집 정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위반 대학이 제재를 받은 사례는 없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교 교육만으로 대비가 어려워 사교육을 유발하는 대학별 고사의 영향력이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며 “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한 대학에 대해 교육부가 강력한 행정처분 조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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