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부터 경기·인천·대전·전남·경북 등 5개 시·도 200개 초등학교에서는 오후 8시까지 원하는 학생이 돌봄교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늘봄학교’가 시범 운영된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2023년 새해 교육정책이 새롭게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되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가 있다면 고교학점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인천·대전·전남·경북 등 5개 시·도 200개 초등학교에서는 3월 새 학기부터 오후 8시까지 원하는 학생이 돌봄교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늘봄학교’가 시범 운영된다.
올해 달라지는 교육정책과 함께 학부모들이 알아두면 요긴한 교육 관련 정보와 혜택들을 정리했다.
2025년 전면 시행 앞두고 올해부터 ‘학점’ 이수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들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및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때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지난해 특성화고와 산업수요 맞춤형고(마이스터고) 신입생을 대상으로 적용됐다. 올해 고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부분 도입을 하고, 2025년 전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올해 고1은 기존 수업량 기준인 ‘단위’가 ‘학점’으로 바뀌고, 고교 3년간 19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수업 횟수는 기존보다 다소 축소되지만, 수업량 감축으로 생긴 여유시간은 진로·학업 설계 상담, 보충 지도 등으로 활용된다. 다만 국어·수학·영어 등 공통과목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최소 학업성취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학습 지도를 한다.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면 학생들은 개인별 시간표를 갖게 된다. 자신의 희망 진로와 적성을 토대로 학업계획을 세우고 수강 신청을 통해 시간표를 짠다. 자신의 진로와 관련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지는 셈이다. 1학점은 50분 기준 한 학기에 16회를 이수하는 수업량과 같다. 교육부는 전 과목 절대평가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2월 중 시행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초등학교 신입생들의 입학 초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초1 에듀케어 집중 지원 프로그램’이 200개 늘봄학교에서 운영된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방과후학교 점토공예교실에서 선생님과 곰돌이를 만들고 있는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기초학력 진단·지원 강화 및 온라인 학교 신설
올해부터 시행되는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에 따라 초·중·고교생의 기초학력 진단과 지원이 강화된다. 모든 초·중등학교는 새 학년 시작 후 2개월 이내에 인지, 심리‧정서, 행동, 환경 등 기초학력 진단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선정하고, 다양한 수업 모델을 통해 지원한다. 교사의 관찰 및 면담도 진행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육결손과 학습격차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 대해서는 협력수업, 에듀테크 활용 개별화 지도 등 다양한 정규수업 모델이 적용된다. 정규수업과 연계해 방과 후 교과보충, 튜터링 프로그램 등도 지원한다. 교내에 설치하도록 한 ‘학습지원 대상 학생 지원협의회’에서는 교육복지·위기 학생 관리 등 복합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교육청·교육지원청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외부 전문기관과 연계한 심층 진단, 맞춤형 지원도 확대된다.
대구·인천·광주·경남 등 4개 시·도교육청에는 공립 ‘온라인 학교’가 신설된다. 교실·교사 등을 갖추되 소속 학생 없이 시간제 수업을 제공하는 형태의 학교다. 학생은 소속 학교에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경우 학교장 승인을 받아 온라인 학교에서 필요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 수업형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대면 수업, 비대면·대면 혼합수업 등 과목 특성과 운영 여건에 따라 다르다. 학교처럼 시험을 실시하고 그 결과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 성적은 성취도(절대평가)로 산출한다. 경남은 3월, 나머지 3개 시·도는 인프라 구축을 거쳐 9월 개교하며, 이후 확대할 예정이다.
3월 새 학기부터 경기·인천·대전·전남·경북 등 5개 시·도 200개 초등학교에서는 오후 8시까지 원하는 학생이 돌봄교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늘봄학교’가 시범 운영된다. 사진은 전남 구례군 산동면 중동초등학교 학생들이 방과후 수업으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배우고 있는 모습.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올해부터 대학교 신입생의 입학금이 완전히 폐지된다. 입학금은 2018년 이후 국·공립 대학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없어졌지만, 동국대·고려대·연세대 등 일부 사립대들은 15만~20만원의 입학금을 걷어왔다. 산출 근거와 용도가 불분명한 입학금을 등록금과 별도로 내야 해서 신입생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지난 정부가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입학금 징수 금지 조항을 신설, 2023년부터 학부 신입생에게 입학금을 걷을 수 없도록 했다. 단, 대학원 입학금은 지금처럼 내야 한다.
각 시·도 교육청 또는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초·중·고교 신입생에 대한 입학준비금(서울시·울산시) 및 교복지원금(경북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17개 시·도)은 올해도 지급될 전망이다. 지자체별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년 수준인 30만원 내외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와 중·고교 신입생에게 각각 20만원, 30만원의 입학준비금을 지급한다. 특수학교는 물론 국·공·사립 초등학교, 대안학교를 선택한 신입생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입학준비금은 서울페이 모바일 포인트로 지급되며, 서울페이 가맹점에서 의류·가방·신발 등 일상 의류와 학교 권장도서, 태블릿피시 등 교육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매 시 사용하면 된다. 이와 별개로 초등학교 신입생 1명당 5만원의 학교생활 준비물 비용도 지원한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초등학교 신입생에게 입학준비금을 지원한 울산교육청과 부산 동구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10만원, 20만원 내외에서 입학준비(축하)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 진천군도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기존 영유아에 집중돼 있던 입학지원금을 초·중·고생까지 확대해 올해부터 각 10만원을 지원한다. 인천교육청 역시 무상교복과 무상급식에 이어 1인 1노트북 및 1체육복, 초등학교 입학준비금, 수학여행·현장체험학습비 지원 등을 추진한다.
교육부가 2025년부터 전국 초등학교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저녁 8시까지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올해 경기 80곳, 인천·대전 각 곳, 전남·경북 각 40개 학교가 ‘늘봄학교’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이들 지역에서는 이르면 3월, 늦어도 2학기부터 돌봄교실 운영 시간이 오후 8시까지 확대된다. 초등학교 신입생들의 입학 초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초1 에듀케어 집중 지원 프로그램’도 200개 늘봄학교에서 모두 운영된다. 교육부는 시범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시·도 교육청에도 오후 8시까지 저녁돌봄을 운영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공립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오후 돌봄을 저녁 8시까지 확대하고, 이용 학생들에게 무상 간식을 지원한다. 초·중·고교가 방과후학교를 희망하는 경우 ‘더 좋은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한다.
대구·인천·광주·경남 등 4개 시·도교육청에는 공립 ‘온라인 학교’가 신설된다. 교실·교사 등을 갖추되 소속 학생 없이 시간제 수업을 제공하는 형태의 학교다. 사진은 서울 둔촌동 위례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학교 컴퓨터교실에서 리눅스 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경기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학교별 등교 시간을 학교 자율로 정하도록 하는 한편 초·중·고 75곳을 선정해 ‘카페테리아 급식사업’을 시범 추진한다. 카페테리아 급식은 학생 스스로 음식의 종류와 양을 선택할 수 있는 급식 운영체계로, 이들 학교는 학교 상황에 맞게 샐러드바 운영, 자율배식 운영, 선택식당 운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급식실을 운영할 수 있다.
부산교육청은 ‘잠자는 교실’을 ‘깨어 있는 교실’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대면 아침 체육 활동인 ‘아침 체인지’ 사업을 운영한다. 아울러 1학생 1스포츠 활동, 학교 간 체육대회 및 교류활동 확대, 교육공동체 걷기 대회 등 체육 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학생인성교육원 운영, 인성교육 플랫폼 ‘체인지’ 구축, ‘가족힐링 인성캠프’, 대자연과 함께하는 ‘힐링 맨발 걷기’ 등 체험활동 중심의 인성교육도 실시한다. 초등학교 5학년 이상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제’도 도입한다.
광주시교육은 모든 학생이 공평한 교육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1인당 졸업앨범비 6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초·중·고 1인당 수학여행비 15만원, 20만원, 30만원을 지원한다. 또한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형태를 지원하고 학습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 안에 스터디카페형 365-스터디룸을 설치하기로 했다.
전남교육청은 인공지능(AI) 튜터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 콘텐츠와 온라인 학습 J-MOOC를 구축하고, 1인 1스마트기기를 보급해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한 초·중·고 학교별로 실천적 탐구활동을 할 수 있는 독서토론 융합프로그램 ‘전남독서인문학교'를 운영, 독서인문교육 기반 확산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충북교육청과 경북교육청은 각각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다차원 학생성장 플랫폼인 ‘충북 에듀테크 시스템’, AI 기반 독서교육 지원 웹서비스 및 영수 학습시스템을 운영해 학생들의 학습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제주교육청은 학생들의 비만 관리를 위해 예방교육은 물론 비만 학생 치료지원에 중점을 두는 건강회복지원사업을 추진한다.
경남도교육청은 만 5살 아동을 대상으로 표준유아교육비 기준의 교육과정비 전액인 월 20만8000원을 지원하는 등 사립유치원의 단계적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