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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이과생 ‘문과침공’ 더 거세질듯…“54%가 교차지원 검토”

등록 2022-12-25 13:46수정 2022-12-25 20:31

이과생이 인문계열 학과 지원할 때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 불이익 없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에서 ‘이과 수험생’ 절반 이상이 인문계 학과로 교차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지원에 관심을 보인 이과생의 비중은 지난해보다 9%포인트 늘어, 올해 ‘문과침공’ 현상이 더 심화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로학원은 25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이과생(과학탐구 응시생) 9824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8%가 인문계 학과로의 교차 지원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3학년도 수능 직후인 11월17일부터 12월23일까지 수능 이후와 수능 결과발표 이후, 수시 합격자 발표 이후로 나눠 세차례 진행됐다. 올해 교차지원에 관심을 보인 이과생들의 비중은 문이과 통합수능 첫 해인 지난해보다 9%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종로학원이 2022학년도 수능 응시생 중 이과생 1만28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땐 응답자의 44.8%가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과생들의 교차지원 관심도는 수능 결과 발표 이후 크게 증가했다. 올해 수능 직후 설문조사 당시 응답자의 23.2%만 교차지원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으나, 수능 결과 발표 후 46.6%로 23.4% 포인트 늘었고 수시 합격자 발표 후 53.8%로 증가했다. 수능 결과 발표 후, 수학 영역에서 높은 표준점수를 가진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유리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교차지원 관심도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과탐을 택한 이과생들은 인문계 학과에 지원해도 대학별 변환 표준점수에서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는데, 이 점 역시 교차지원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변환 표준점수는 수능 성적표에 나온 표준점수가 아닌 각 대학이 백분위를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변환한 표준점수다. 연세대의 경우, 이과생이 인문계 학과에 지원할 때 탐구 영역에서 문과생과 동일한 변환 표준점수를 적용받는다. 고려대는 이과생의 과탐 성적에 별도의 변환 표준점수를 적용하지만 문과생에 비해 감점은 0.1점 정도에 불과해 영향력이 거의 없다.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경희대, 중앙대 등도 변환 표준점수에서 탐구과목 교차지원에 따른 불이익을 주지 않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이과 통합수능에서는 높은 수학 표준점수를 가진 이과생들이 기본적으로 우위를 점하는데다 탐구과목의 변환 표준점수에서 교차지원에 따른 불이익도 없어, 유불리 구도가 더욱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들이 상위권 학생 유치에 급급하고 이과생들이 문과로 넘어오는 문제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며 “일부 인문계 학과에서는 이과생들 간 경쟁 구도가 나타나는 상황까지 경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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