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엘사와 토르, 크루엘라, 토르와 헐크 등 캐릭터에 한복을 입힌 작가가 있다. 디즈니와의 공식 협업(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동화 속 공주와 히어로에 한복을 입힌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한 흑요석(우나영씨) 작가 이야기다.

우 작가는 백설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미녀와 야수 등 캐릭터에 한복을 입힌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원광디지털대 한국복식과학학과 3학년에 편입학한 대학생이기도 하다.

유명 게임 회사에서 오랫동안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우 작가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한복 트렌드, 학술 정보를 빠르게 알기 위해 사이버대에 편입학했다”고 말한다.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으면서 왕실 복식 착용법, 백제 장신구와 금속공예 특강 등 실무와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되는 전공 지식을 배우기 위해 사이버대 입학을 택했다고 말한다.

원광디지털대는 신·편입생 평균 연령 46.9세,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 비율이 74%다. 대학 관계자는 “1943년생부터 2003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고 말한다. “100세 시대에 인생 2막, 3막을 준비하는 신·편입생들이 많습니다. 성인 학습자가 인생을 재설계하고 실제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용학문을 토대로 특성화 기반의 블루오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습니다.”

이 대학은 한방건강약선, 한방미용, 요가·명상, 전통공연, 한국복식 등 다른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특성화된 전공·학과들이 있다. 사회생활을 하며 실생활에 유용한 평생학습을 필요로 하는 성인 학습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서종순 입학협력처장은 “다양한 사이버대학 중 원광디지털대를 선택하는 이유는 제2의 인생 설계가 가능한 차별화된 이색 학과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사이버대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색적인 전공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茶) 문화경영학과, 전통공연예술학과, 한방건강약선학과, 요가·명상학과, 동양학과, 언어치료학과 등을 예로 들 수 있지요. 전국 21개 사이버대학 가운데 9개 대학만이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원광디지털대 웰빙문화대학원 자연건강학과는 약선, 요가·명상, 산림치유, 자연치유 등을 공부하는 특성화된 교육과정으로 매년 2: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7년 연속 100% 모집되고 있고요.”

특성화된 학과가 많은 덕에 원광디지털대는 지인 소개를 통해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관계자는 “재학생들이 지인에게 학교를 추천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입학생의 50% 이상은 재학생과 동문의 추천을 통해 입학하고 있다”며 “신입생 설문조사를 해보면 주변 지인의 소개를 통해 입학하는 비중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입학하는 학생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원광디지털대는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아 지난 5월 원광대학교 60주년 기념관 아트스페이스홀에서 교수, 학생, 직원 약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2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원광디지털대는 2002년 학교법인 원광학원이 설립한 정규 4년제 사이버대학교다. 개교 초기 게임 산업 전문인력 양성과 게임 산업체 종사자의 재교육을 위한 ‘사이버게임대학’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대학 발전을 위해 웰빙·한국 전통문화·복지 등 특성화 교육에 초점을 맞춘 학과들을 신설해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 한방건강학과, 요가·명상학과, 전통공연예술학과, 한국복식과학학과 등을 신설해 1600여명의 학생을 모집하며 대학 발전의 기본 토대를 마련했다. 학교 관계자는 “오늘날 3개 학부 17개 학과와 대학원 1개 학과를 보유하고 있다. 개교 이래 약 4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며 “현재 6000명 이상의 재적 학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2500여명의 신입생이 입학했으며, 최근 6년간 재학생 재등록률은 90% 이상에 달한다”고 말했다.

더욱 전문적인 특성화 학과 운영을 위해 2023년부터 기존 한방건강학과를 한방건강약선학과로 명칭을 변경해 운영한다. 전통 한의학 이론을 기본으로 하는 맞춤 음식인 약선(藥膳)을 통해 한층 더 차원 높은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한방건강약선학과는 한의학과 식품영양학을 융합한 기존 교육과정에 발효식품학, 약선소재재배학, 식생활관리 등 실생활에서 직접 응용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강화한다. 또한 해당 교육과정에 실습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충분한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현장 전문가와의 접점을 넓혀 약선 전문가로의 취·창업을 도울 예정이다.

한방건강약선학과 최윤희 학과장은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음식을 통한 면역력 강화와 질병 예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식의(食醫) 전통을 계승하고 차원 높은 식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전공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원광디지털대는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아 입학생 전원에게 장학금 20%를 지급했다. 인생 2모작, 3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입학하는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30개 안팎의 교내 장학제도를 운영 중이다.

2021학년도 원광디지털대 학생의 1인당 평균 연간 장학금은 등록금의 69%인 195만원에 이른다. 교내장학금뿐 아니라 국가에서 주는 국가장학금도 소득수준에 따라 중복하여 차등 혜택 받을 수 있다. 이 학교 장학 관계자는 “2022학년도 1학기 등록금 결산기준 100만원 미만 납부자는 77.6%로 실제로 많은 학생이 학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원광디지털대는 전신 크로마키, 스마트 보드, 쿠킹 스튜디오 등 총 7개의 에이치디(HD) 멀티 스튜디오를 활용해 강의 콘텐츠를 100% 자체 개발하고 있다. 영상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 영상을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학생 수요를 파악한 맞춤형 강의를 제공한다.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전국 6개의 지역(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익산)에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다. 학생들은 각 지역 캠퍼스에 구축된 강의실 및 실습실 등을 통해 온라인 수업에서 누릴 수 없는 오프라인 특강, 실습, 자격증 스터디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원광디지털대는 지난해 2월 미래교육혁신센터를 개소했다. 강남훈 미래교육혁신센터장은 “혁신적인 교수 학습환경 구축, 질 높은 수업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 학생의 교육 만족도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인공지능(AI) 학습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원격대학 학습자를 위한 더욱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한다. 사이버대 최초로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와 학습경험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타인지 학습을 지원해 학습자의 자기주도 학습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학교 관계자는 “인공지능 학습 분석 시스템을 통해 학업 중도 포기 및 탈락자를 예측해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선제 예방하는 등 미래 교육 환경을 선도해나갈 예정”이라며 “학생들의 메타인지 및 개별화된 관심도 분석을 통해 적성과 역량에 따른 교과, 비교과 과목을 추천하는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열 총장은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대학과 온라인 대학의 경계가 제도상으로도 이미 무너졌고 현실적으로도 점차 없어지고 있다. 이제 컴퓨터를 끄고 켤 수만 있으면, 그리고 대학 교육을 받고자 하는 굳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졸업이 가능하다”며 “장학제도와 교육의 질, 행정 서비스 등 여러 면에서 학생 복지를 최우선으로 경영하는 대학으로 인정받은 만큼 재학생들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최고 수준의 장학제도와 학생 복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