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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SPECIAL]잠재력을 깨울 교육 정책을 만들다, 교육부 학교교육지원관

등록 2022-11-11 11:15

· 학교의 수업 운영에 필요한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학교교육지원관
· 2025년 전국 고등학교에서 시행하게 될 고교학점제 홍보 맡은 이규성 고교교육혁신과 행정사무관 인터뷰
교육을 뜻하는 영어 단어 ‘Education’은 ‘이끌어낸다’는 의미의 라틴어 ‘Educa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은 교육을 받고 자신 안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끌어내게 된다. 나라와 학생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의 100년을 바라보고 세워야 하는 교육 정책, 그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누구일까? 2025년부터 우리나라 모든 고등학교에서 시작하게 될 고교학점제를 통해 교육부 학교교육지원관이 정책을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보자.

이규성 교육부 고교교육혁신과 행정사무관. 사진 바림
이규성 교육부 고교교육혁신과 행정사무관. 사진 바림

1. 교육 현장에 필요한 정책 탐색

교육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 실행할지 논의를 거쳐야 한다. 교육부의 고교교육혁신과는 2016년 12월 발표한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과 전략’에 맞춰 학생들이 능력과 흥미, 적성에 맞게 공부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에 학점제를 도입하는 정책을 검토하게 됐다.

2. 법과 제도로 근거 마련

교육부는 정부부처이기 때문에 법과 제도를 손질하고, 정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서 고교학점제 운영과 졸업에 필요한 교과목 이수의 인정 기준, 학점 수 등을 학칙으로 정했고,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는 내용을 마련해 법적 근거를 갖췄다. 또한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필요해지는 교실을 만들거나 다양해진 전공 수업에 필요한 장비와 시설, 공간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예산을 지원한다.

3. 교육계 관계자와 논의 및 연수

교육 정책이 탁상공론(현실성이 없어 믿고 따르기 힘든 이론)으로 끝나지 않도록 학교 문화와 수업 방식을 바꾸게 될 교사, 각 지방 교육청 관계자, 교육계 전문가와 함께 학술대회와 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정책에 대해 논의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선택과목이 늘었기 때문에 각 과목 교사에게 필요한 교육을 하기도 한다.

충청남도 대산고등학교의 학생 휴게 공간. 고교학점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학교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교실 밖 공간을 만든 사례다. 사진 제공 교육부
충청남도 대산고등학교의 학생 휴게 공간. 고교학점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학교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교실 밖 공간을 만든 사례다. 사진 제공 교육부

4.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로 모형 개발

정책은 시범적으로 도입한 뒤 전국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고교학점제는 전공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므로 배우는 과목과 진로가 연계되는 대표적인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등학교 등에서 우선 시행하며 학교 현장에서의 변화를 확인했다. 고교학점제를 먼저 경험한 연구학교와 선도학교의 교사, 학생의 의견 및 반응을 검토해 2025년 전 교육 현장에 정책을 도입한다.

■교육부 고교교육혁신과 사무관에게 듣는 직업 이야기

사진 바림
사진 바림

“교육학과 심리학 수업을 통해 교육 분야가 적성에 맞는지 확인해보세요”

이규성 교육부 학교교육지원관 고교교육혁신과 행정사무관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는 고교학점제에 따르면, 경영학과에 관심이 생긴 A는 기하와 경제수학 과목을 진로선택 과목으로 정하고, 건축가가 꿈인 B는 공학일반과 창의경영, 세계지리를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과목별로 목표 성취 기준에 도달해 이수하면 학점을 취득하고, 3년간 192학점을 취득하면 졸업하게 된다. 교육부에서 정책을 만드는 이들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고교학점제가 궁금한 이들을 위해 대신 물었다.

Q. 당장의 입시가 아니라 교육의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일수록 고교학점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고교학점제가 이뤄지면 수동적인 공부가 되지 않겠어요.

학령인구(학교 교육을 받는 사람의 총 인원.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교육을 받는 만 6세 이상부터 고등교육기관의 교육을 받는 만 21세까지의 인구수)는 꾸준히 감소하는데 교육 환경은 한 치 앞의 미래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소중한 학생 한 명, 한 명이 원하지 않는 수업을 들으며 졸거나 시간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고교학점제가 도울 수 있을 거예요.

Q. 고교학점제로 듣고 싶은 수업만 듣는다면 기초 학업 능력이 떨어지지는 않을까요?

대학에도 전공필수과목이 있듯 고교학점제도 주로 1학년에 배우는 공통과목은 학교에서 필수 이수과목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부터 공통과목 중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은 최소 성취수준을 보장할 수 있도록 예방 및 보충지도를 시행합니다. 만약 이수하지 못하는 과목이 있더라도 졸업을 못하는 건 아니에요. 보충 수업과 생활지도로 일정 기준까지 성취할 수 있도록 학교가 책임지고 관리할 테니까요.

Q. 만약 우리 학교에 내가 바라는 수업이 개설되지 않을 땐 어떡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수강 신청 전에 학생들이 어떤 수업을 원하는지 수요를 조사합니다. 만약 희망하는 학생이 적거나 심화과목은 여러 학교가 공동으로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될 거예요. 거점학교에 과목을 개설해 지역 내 모든 고등학생에게 개방하거나, 일반고와 특성화 고를 연계하는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요.

또, 2023년에는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원격 수업으로 개설하는 공립 온라인학교도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에요.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다양한 과목을 배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Q. 고등학교 1학년 때 진로를 선택해 3년을 공부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의견도 있어요. 3학년 때 진로를 바꾸게 될 경우도 걱정되고요.

진로는 직업이 아닙니다. 미래에 대한 시야를 분야와 계열로 넓게 보면 부담이 덜할 거예요. 만약 희망 진로 분야가 완전히 다르게 바뀌었다고 해도 입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학에서는 청소년기의 꿈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충분히 이해하니까요. 대신 자신의 진로가 어떤 계기로 바뀌게 됐는지, 그리고 바뀐 진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를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지요.

Q. 반대로 비슷한 진로를 가진 친구들이 많아서 특정 과목에만 학생들이 쏠리는 경우는 어떡하나요?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는 과목을 고르면 1등급 받기 어려울 텐데요.

이런 경우는 학교에서 분반 운영을 통해 가급적 모든 인원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거예요. 그리고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2025년부터는 모든 선택과목을 1, 2, 3등급이 아니라 A, B, C, D, E 형태로 절대평가하게 됩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에 본인이 무엇을 성취했는지 자세히 기록되기 때문에 부당한 평가를 받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Q. 교육 현장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정책을 만드는 보람도 크겠어요. 사무관님처럼 교육부에서 일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되려면 국가직 5급, 7급, 9급 공채 시험을 치르는 게 일반적인 절차예요. 행정법과 교육학 등의 전공과목을 공부해야 해요. 지역인재로 선발하는 7급과 9급도 있는데, 9급은 고졸자도 지원할 수 있어요. 또한 교직에서 5년 이상 근무한 뒤 교육전문직원 시험을 거쳐 교육부에서 근무하며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 과정을 감사하는 교육연구사와 교육연구관, 장학관 제도도 있답니다.

교육부에서 일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사범대학을 졸업하거나 교육학 관련 학과를 전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교육에 대한 관심과 탐구 정신은 꼭 필요하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인 만큼 봉사 정신과 청렴함, 사명감도 갖춰야 하고요.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MBTI로 따지면 S(감각형)와 J(판단형, 계획형)형이 많이 있는 것 같기는 해요.(웃음)

Q. 교육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활동도 꼽아주세요!

교육부는 매해 업무 계획을 수립해서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있어요. 교육부의 업무 계획과 보도자료를 참고해 교육부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알아보세요. 각 시·도 교육청의 지역 단위 교육과정, 특색 사업을 둘러보고 나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요. 교육 관련 도서를 읽거나 진로와 적성 검사를 하고, 진로정보망 커리어넷에서 직업 정보를 자주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고등학생은 교양 수업 중 교육학과 심리학 수업으로 교육 분야가 자신에게 맞는지 알아보길 바랍니다. 중학생이라면 자유학기제를 보낼 때 한 가지 진로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면서 본인의 진로와 적성을 폭넓게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는 걸 추천해요.

만약 해외 사례가 궁금하다면 OECD나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홈페이지에서도 세계 각국의 교육 정책을 알아볼 수 있답니다. 특히 OECD에서는 ‘한눈에 보는 교육(Education at a glance)’ 카테고리에서 나라마다 교육에 투자하는 재정, 학습 환경 등 교육 현황을 제공하는데, 해외와 우리나라의 교육 정보를 비교하는 것도 진로를 준비할 때 도움이 될 거예요.

전정아 MODU매거진 기자 jeonga718@modumagazine.com

글 전정아 · 사진 바림, 교육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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