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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온라인에서 ‘따로 또 같이’ 공부해볼까

등록 2022-09-12 19:21수정 2022-09-13 02:32

공튜브·공스타그램 활용하는 랜선 자율학습법

라이브방송 켜고 함께 공부하고
공부 주제로 한 유튜브 운영하기도
공부 기록 올리는 공스타그램도 인기
안예은양이 운영하는 공튜브 ‘공튜버제리’의 한 장면. 안예은양 제공
안예은양이 운영하는 공튜브 ‘공튜버제리’의 한 장면. 안예은양 제공

밤 11시 찾아오는 ‘공부 라이브’ 아시나요?

캄캄한 밤 11시. 한 공부 유튜버가 라방(라이브 방송)을 켠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공부 시작합니다.” 채팅창에 인사를 남긴 그는 곧 영어 문제집과 노트 등을 앞에 놓고 자리에 앉는다. 집중력을 높여주는 데 효과가 있다는 장작 타는 소리가 배경에 깔린다. 그가 공부하는 모습만으로 약 1시간이 지나간다. 유튜버가 공부를 다 끝내자 채팅창이 활기를 띤다. “함께 공부해서 즐거웠습니다.” “덕분에 목표했던 분량 끝냈네요.” 서로 얼굴을 볼 순 없지만 랜선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었던 것.

이렇게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을 이용해 라이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송출하며 다른 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을 ‘스터디윗미’라 부른다. 각종 온라인 채널에서 ‘#스터디윗미’를 검색해보면 다양한 콘텐츠가 나온다.

스터디윗미를 ‘혼공’(혼자 공부)에 잘 활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누군가와 함께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어 동기 부여도 되고, 집중도 잘된다. 동지애가 싹트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는 청소년의 공부 방법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많은 이들이 줌,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에서 대면하며 ‘따로 또 같이’ 공부한다. ‘온라인(On)에서 대면(Contact)하며 공부한다’는 의미로 ‘온택트(Ontact) 공부’라는 표현도 많이 쓴다.

‘공튜버’ 활동, 동기 부여하고 정보도 나눠요

유튜브를 공부에 잘 활용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이른바 ‘공튜버’(공부 유튜버)다.

초등학교 6학년 안예은양은 지난해부터 ‘공튜버제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그의 채널에는 공부 브이로그를 비롯해 공부 관련 정보 등 ‘공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온다.

영상은 한달에 2∼3개 정도 만든다. 업로드 횟수가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유튜브에 시간을 과하게 쓰진 않는다. 딸이 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믿어주는 부모님은 자기 시간을 잘 관리하며 공부하는 안양의 공튜버 활동 역시 지지해준다. 촬영, 편집 일정 등에 대해 엄마와 종종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공튜버로 활동하며 얻은 즐거움도 크다. 공부 브이로그를 통해 ‘의사’라는 자신의 장래희망을 여러 사람에게 자연스레 알리게 되면서 스스로 정한 목표를 꼭 이뤄야겠다는 다짐을 자주 하게 된다. 영상에 달린 응원의 댓글을 통해 힘과 용기도 얻는다. 칭찬을 들었을 땐 뿌듯함도 느낀다. 안양은 “실제 제 영상을 보고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거나 장래희망을 진지하게 고민한다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며 “제 채널 덕분에 생활 습관이 많이 바뀌어서 부모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는 댓글도 종종 올라온다”고 말했다. 댓글 중에는 영어 및 스페인어, 아랍어로 쓴 응원도 보인다.

유튜브는 ‘취미’, ‘공부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안양처럼 공튜버로 활동하며 성공적인 언택트 공부 습관을 다지려면 염두에 둘 점도 있다. 무엇보다 유튜브를 하는 것이 취미이자 공부를 위한 하나의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업로드 일정을 고정해두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안양은 “제 경우 영상이 만들어질 때마다 그때그때 업로드를 한다”며 “만약 일정을 정해둔다면 이에 쫓겨 보여주기식 공부에 그치게 될 우려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잘난 척한다고 말하거나 학습 진도 등에 대해 지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안양은 “영상에 달린 댓글이나 조회수 등에 너무 민감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제 경우 저를 응원해주시고, 저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란 점에서 행복한 유튜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은양이 운영하는 공스타그램 게시물. 이정은양 제공
이정은양이 운영하는 공스타그램 게시물. 이정은양 제공

고1 새해 시작, 어느새 고3…팔로어 격려 덕 힘 얻어

“정말 열심히 공부하시네요!” “제가 딱 원하는 글씨체! 열공하세용.”

고3 이정은양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우당탕탕 고3 명랑소녀’(@rj_studygram) 속 한 피드에 달린 훈훈한 댓글들이다. 이양은 고1이 되던 새해 첫날부터 고3이 된 지금까지 이른바 ‘공스타그램’(‘공부’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 평소 기록하는 걸 좋아했다는 이양은 “공부 열정이 가장 불타오르는 이 시기를 공스타그램으로 기록해두면 어른이 되어서도 학창 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명랑이는_국어교사가될거야’ 등의 해시태그를 단 그의 피드는 다양한 공부 기록, 유용한 교육 정보, 명언 등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콘텐츠들로 채워져 있다. 이양은 “여러 시도를 해보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제가 공부하는 모습을 타임랩스로 찍어 올려보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서도 공부 기록을 남겼다”며 “확실히 이미지만 올릴 때보다 피드가 더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약 1000일 동안 공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얻은 것도 많다. 이양은 “팔로어분들의 댓글에서 생각지 못한 위로와 격려를 받은 적이 많았다”며 “그 덕에 내면이 한층 더 탄탄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지가 주가 되는 공스타그램을 운영할 때 사진이나 글씨체 등에 지나치게 과몰입하는 건 금물이다. 이양은 “공스타그램 운영을 생각하신다면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내 공부 ‘기록’을 남기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잘 활용하되 적절한 ‘거리두기’도 해보길

온택트 공부 문화는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채널을 잘 활용하되 중간중간 거리두기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권한다. 천안 동성중 김경민 진로 교사는 한 예로 ‘읽기’, ‘쓰기’, ‘산책하기’ 등을 제안했다. 김 교사는 “공부에선 공부할 내용이나 방법을 아는 것만큼 자신이 왜 공부하는지, 공부하게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지 등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청소년들이 온라인 채널을 공부에 적절히 잘 활용하면서 자칫 도구가 목적이 되지 않도록, 공부의 본질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청연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저자 carax3@naver.com

안예은양이 운영하는 공튜브의 한 장면. 안예은양 제공
안예은양이 운영하는 공튜브의 한 장면. 안예은양 제공

공부에 도움주는 해시태그들 뭐가 있을까?

#공스타그램

플래너 활용법? 노트 필기 잘하려면? 공부하며 생기는 궁금증을 ‘#공스타그램’을 통해 해결해보자. 남들 방식이 ‘정답’은 아니다. 여러 콘텐츠 가운데 나에게 잘 맞는 것을 찾는 게 관건이다.

#스터디윗미

홀로 공부하는데 졸음이 밀려온다? ‘#스터디윗미’를 검색해보자. ‘장작 타는 소리’, ‘빗소리’ 등 나에게 맞는 백색소음 배경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뽀모도로공부법

뽀모도로공부법은 25분 공부에 집중하고 5분 쉬는 것을 4번 반복하고, 그 뒤 30분을 쉬는 식으로 시간을 배분하는 공부법을 뜻한다. 공부 40분에 쉬는 시간 10분, 공부 50분에 쉬는 시간 20분 등 다양한 버전이 있을 테니 나에게 맞는 걸 활용하면 된다.

#공부자극글귀

이정은양 인스타그램에는 다양한 공부 명언이 적혀 있다. “명언을 적으면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 ‘#공부자극글귀’ ‘#공부명언’ 등을 검색해보자. 운명처럼 다가온 한 문장이 공부 열정에 불을 지펴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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