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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윤곽 드러낸 국가교육위원회…조직 축소·여야 정파 대결 논란

등록 2022-09-07 17:47수정 2022-09-07 18:05

국회 추천 상임위원 본회의 통과
민주당 정대화·국민의힘 김태준
지난해 7월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찬성 165인, 반대 91인, 기권 5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찬성 165인, 반대 91인, 기권 5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지난 7월21일 근거법 시행 이후 49일째 닻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추천 몫 상임위원 인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조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맡은 역할에 비해 조직 규모가 왜소하고, 위원 구성상 사회적 합의의 장이 아닌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에서는 7일 본회의 의결을 거쳐 여야가 추천한 국교위 상임위원 인선안을 가결했다. 민주당은 정대화(66) 한국장학재단이사장을, 국민의힘은 김태준(67) 동덕여대 교수를 상임위원으로 결정했다. 정 이사장은 상지대 총장 출신으로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실행위원,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자문위원,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김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장 출신의 경제 전문가로,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2015년 재·보궐 선거 땐 인천 서구·강화을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 신청을 한 바 있다.

교육계에서는 국교위가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위원들로 채워질 경우, 중장기적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 대신 정쟁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총 21명의 국교위 위원 가운데 국회는 차관급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해 9명을 추천한다. 9명 중 4명은 민주당, 3명은 국민의힘, 1명은 국회의장, 나머지 1명은 비교섭단체(정의당·시대전환) 몫이다. 민주당은 이날 이민지(21) 한국외대 학생회장 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 전은영(47)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전남도교육감을 지낸 장석웅(67) 전남대 사범대 교수(국사교육과)를 비상임위원으로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비상임위원 2명 추천을 위한 면접을 완료한 상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이번에 여야 모두 상임위원을 정치 성향이 강한 이들로 추천했는데, 비상임위원도 마찬가지라면 국교위가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위원장을 포함해 5명을 지명하는데, 최근 친일·독재 미화 비판을 받고 폐기된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도한 이배용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이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인 바 있다. 이밖에 시도지사협의회 1명, 대학교육협의회와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각 1명씩 위원을 추천한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표(서울시교육감)는 당연직 위원이다.

교원단체도 2명을 추천하는데, 이를 둘러싼 교원단체 간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교원단체 추천 위원 2명 중 1명은 조합원(회원) 수가 가장 많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사노조연맹 중 조합원이 더 많은 곳에서 추천해야 한다. 교육부는 전교조와 교사노조에 조합원 수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전교조는 그 산정 기준이 단체마다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 국교위의 교원단체 추천자 선정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전교조에선 동일 인물의 중복 가입을 인정하지 않는 반면 교사노조에선 복수 가입이 가능해 중복 가입자 수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다. 단체마다 산정 기준이 달라 특정 단체가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국교위 조직이 왜소한 탓에 정상적인 역할 수행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교위는 10년 단위 중장기 교육 계획 수립, 교육과정 제정·고시, 교육정책 관련 국민 의견 수렴 등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국교위에서는 고작 21명의 위원과 31명의 공무원이 일하게 된다.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과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과 같은 교육부 기능이 이관되면서 교육부 정원 21명이 국교위로 배정됐고, 10명은 새로 뽑는다. 이들은 국교위 사무처에 설치된 교육발전총괄과·교육과정정책과·참여지원과 등 3개 과에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교육과정 수립과 변경, 국민 의견수렴과 공론화 등을 지원한다. 교사노조연맹은 6일 “교육부 공무원 정원이 640명에 이르는데, 20분의1에 불과한 국교위 인력으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등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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