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6월9일 오전 서울 신촌로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 가운데 재수생(졸업생 및 검정고시생)의 비율이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수학 선택과목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생의 비율이 5.5%포인트 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처음 실시된 문이과 통합수능에서 미적분이 상대적으로 높은 표준점수를 받으면서, 상위권 응시생들이 ‘선택과목별 유불리’에 따라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를 종합하면, 올해 수능 응시인원 50만8030명 가운데 재학생은 35만239명(68.9%), 졸업생은 14만2303명(28%), 검정고시생 등은 1만5488명(3.1%)이다.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을 합한 비율은 31.1%%로 1997학년도(33.9%) 이후 가장 높았다.
수학 영역 응시생(48만1110명) 가운데 미적분을 선택한 사람은 21만199명(43.7%)로 2022학년도(38.2%)에 견줘 5.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확률과통계 및 기하를 선택한 응시생은 24만669명(50%), 3만242명(6.3%)로 각각 3.2%포인트, 2.3%포인트 하락했다.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출제되는데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3개가 선택과목이다. 통상 확률과통계는 문과생이, 미적분 및 기하는 이과생이 선택한다.
입시업계에서는 문과생 가운데 일부 상위권이 전략적 선택을 하면서, 미적분 응시생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수능에서는 같은 원점수를 받더라도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영역별 문제 난이도를 반영하기 위해 응시생들의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를 바탕으로 산출한 점수)가 달라지는데, 지난해 수능에선 미적분의 표준점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지난해 수능 응시생 2만여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똑같이 만점을 받았더라도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의 수학 표준점수는 147점,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144점이었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확률과통계 대신 미적분을 선택할 수 있는 문과생은 1~2등급을 받는 상위권뿐”이라며 “수학에 자신 있는 학생들이 수학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옮겨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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