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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늦은 퇴근뒤 아이들과 잠깐…‘잠자리 독서’가 주는 행복

등록 2022-07-04 23:22수정 2022-07-05 02:34

연재 l MZ 아빠의 육아일기

‘앗, 벌써 8시! 일 끝내고 집에 가면, 아이들 얼굴이나 겨우 볼 수 있으려나?’

제때 퇴근하기 위해 늘 노력하지만, 요즘은 그게 쉽지 않다. 부서원 전체가 중요한 프로젝트에 매달려 있는데, 고생하는 팀원들을 두고 나만 먼저 자리에서 일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9시30분. 현관문을 연다.

“아빠 왔어요?”

잘 준비를 하다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 아빠와 놀고 싶은 표정이 얼굴에 가득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다. 지금 놀기 시작했다간 내일 아침 아이들을 깨우는 것부터 쉽지 않을 것이다.

“승유야, 지온아, 읽고 싶은 책 한 권씩 가져올까?”

집에 늦게 들어온 내가 아이들에게 겨우 해줄 수 있는 것은 잠들기 전 잠깐 책을 읽어주는 것뿐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놀아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오래전부터 꾸준히 잠자리 독서를 했다. 아빠와 함께하는 짧은 시간이 아이에게도 즐겁길 바라는 마음에 목소리도 다양하게 바꾸고 몸동작도 크게 하며 책을 읽었다. 글만 읽기보다는 그림을 보면서 다음 이야기를 상상해보고, 이야기와 관련된 아빠의 경험과 아이의 경험을 나누려 노력했다. 그 덕분인지 아이들은 나와 책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지온이는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염소>라는 책을 가져왔다.

“지온이가 아기 양이라면 어디에 숨을 거야?”, “아기 양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지온이도 무서웠던 마음 느껴본 적 있었어?”, “승유랑 지온이 둘이 집에 있는데 누가 딩동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재잘재잘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아이들. 아이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이 시간이 나도 참 좋다.

승유가 가져온 책은 글밥이 좀 있다. 마음 같아선 다 읽어주고 싶지만 피곤한지 하품이 멈추지 않는다. 책을 읽다 중간에 멈추면 아이가 아쉬워하니, 책을 펼치기 전에 양해를 구한다.

“승유야, 아빠가 피곤해서 그러는데 오늘은 이 부분까지만 읽고 나머지는 내일 읽어도 될까?”

알겠다며 나를 이해해주는 아들이 고맙다.

책을 읽은 아이들은 이제 각자 자리에 가서 눕는다. 슬그머니 아이들에게 다가가 속삭인다.

“승유야, 지온아, 아빠 아들딸로 태어나서 정말 고마워, 사랑해!”

꼬옥 안으면 뽀뽀로 답하는 사랑스러운 아이들. 나 역시 미소를 지으며 잠을 청한다.

‘아빠가 요즘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우리 주말에는 신나게 놀자!’

글·사진 최현욱 <85년생 요즘 아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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