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수도권 반도체학과 정원 순증 검토에…“지방대 소멸 어떡하나”

등록 2022-06-10 17:42수정 2022-06-10 17:49

‘지방대 육성’ 국정과제와 상충 지적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인재양성정책과 방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인재양성정책과 방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 양성을 주문한 뒤 교육부가 수도권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 확대를 검토하고 나섰다. 관계 부처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에 지역에선 지방대 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7일 교육부를 향해 과학기술 인력 양성을 강하게 주문한 지 하루 만에 교육부는 수도권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을 확대할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8일 교육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첨단 인재 양성을 위해 수도권 대학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이 순증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9일 교육부를 찾아 “대통령이 미래 먹거리로 인재 양성이라는 큰 비전을 던졌고, 인재 양성 시각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부서는 교육부”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정부가 분주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나서자 지방대 소멸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10일 개최한 창립 40주년 기념 포럼에서도 정부 정책이 대학 간 불균형 문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병욱 한밭대 총장은 “반도체 학과 신설이 마약주사처럼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또 다른 걸림돌을 만드는 건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이 없으면 박사과정으로 배출된 인재가 교수할 자리도 없어진다. 급하다고 수도권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일까지 회원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윤 정부 고등교육 관련 국정과제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우려가 드러난다. 윤 정부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계획의 일환인 ‘디지털·메타버스·반도체 인재 양성’ ‘결손 인원 등을 활용한 첨단 분야 학과 신증설 및 대학원 정원 기준 유연화’ 등을 두고, “수도권 대학과 지방과의 균형적 인원 배분이 필요하다” “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치우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도권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가 지방대 육성이라는 윤 정부 국정과제 기조와 충돌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현식 부산경남사립대교수회 연합회장은 “만약 지방대 육성을 한다면 첨단 인재 양성 정책을 추진할 때도 지역의 여건부터 살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첨단인재 양성과 지방대 육성을 함께 달성하려면 균형발전을 대원칙을 세우고 그 안에서 고등교육 정책을 짜야 한다”며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리는 것은 그 원칙을 흐트러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 간 불균형 심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자 한 총리는 지난 9일 “수도권과 지방(대학)에 비슷한 숫자의 증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계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지방대학 정원을 늘려놓은 만큼 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지방대 출신 인재들을 흡수할 주변 반도체 기업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며 “단순히 문호만 열어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냐”며 “산업체를 지방으로 유인할 대책 등 지방대 소멸을 막을 청사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