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로나19로 한쪽에서는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큰 수혜를 본 정보기술(IT), 빅테크 기업들은 개발자들을 못 구해 안달이다. 이에 따라 직접 개발자들을 키워서 채용하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전공을 불문하고 교육생을 뽑아서 무료로 교육한 뒤 일자리까지 연결해주기 때문에, 취업난에 시달리는 문과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케이티(KT)는 오는 27일까지 청년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프로그램 ‘케이티 에이블스쿨’ 2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케이티 에이블스쿨은 청년들의 취업 경쟁률을 높이고 신산업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후원하고 케이티가 운영하는 인공지능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7월 말부터 6개월간의 교육 과정에 참여하게 될 2기 교육생은 총 750명 규모다. 만 34살 이하 미취업자 중 4년제 대학 졸업자 혹은 졸업예정자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며, 서류 전형과 인적성 검사, 코딩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에이블스쿨 과정은 매일 7시간씩 6개월간 총 840시간의 이론 실습 교육과 기업 실전형 프로젝트 수행 참여로 구성돼 있다. 교육생은 전국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온라인 교육 및 실습 플랫폼과 더불어 수도권을 비롯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에 위치한 케이티 광역본부에 마련된 교육장을 이용하게 된다. 교육은 전액 무상이며, 인공지능 실무 역량을 검정하는 민간 자격 ‘AIFB’ 취득 기회 및 다양한 경쟁 프로그램을 통한 수상 기회도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작성 컨설팅, 모의 면접 등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 방안도 제공된다.

지난해 말 입교한 1기의 경우 교육생의 절반가량이 교육 수료 이전에 케이티그룹을 비롯한 국내 유수 스타트업 기업들이 채용 의사를 밝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모집 요강 및 교육 커리큘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에이블스쿨 누리집(aivle.k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사피)는 수준 높은 교육과 80%가 넘는 누적 취업률로 취준생들 사이에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금까지 총 7기의 졸업생을 배출한 사피는 교육생들을 삼성전자를 비롯한 네이버, 카카오, 쿠팡,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취업과 연결시켜 지난 16일까지 모집한 8기도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는 삼성이 2018년 8월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으로 국내 정보기술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2018년 12월 1기 500명을 시작으로 꾸준히 교육생을 늘려 지금은 1년에 2회 각각 1150명의 교육생을 모집한다. 교육생들은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부울경(부산 소재) 등 전국 5개 캠퍼스에서 1년간의 교육 과정을 밟게 된다.

이 과정은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소프트웨어(SW) 교육과 교육생 간 협업을 통한 실전 프로젝트 등으로 기업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고 있다. 1학기 교육은 알고리즘 기반의 코딩 역량을 강화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의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과정으로 구성됐고, 2학기는 현업과 유사한 개발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수행해 실전 역량을 키운다.

모든 과정은 무상일 뿐만 아니라 교육생 전원에게 매달 100만원의 교육 지원비를 제공한다. 대전, 광주, 구미, 부울경 캠퍼스 교육생은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해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정부 훈련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또 교육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해 개인별 진로상담, 맞춤형 취업 정보 제공, 취업 실전 역량 교육 등을 실시한다. 사피 교육생 전용 채용 박람회, 기업 설명회 등도 개최한다. 만 29살 이하 미취업자 중 4년제 대학 졸업자이거나 졸업예정자라면 전공과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으며 서울, 대전, 광주 등 전국 5개 캠퍼스 중 원하는 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다음 9기 교육생은 가을쯤 모집할 예정이며 전용 누리집(www.ssafy.com)을 참고하면 된다.

포스코에서 운영하는 ‘청년 AI·빅데이터 아카데미’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전문가를 육성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총 12주간의 교육 과정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거쳐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34살 이하 4년제 대학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라면 지원할 수 있으며, 2주는 온라인, 10주는 합숙 교육이 진행된다. 포스텍 AI대학원 교수진 등이 강의를 맡으며, 오프라인 교육은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에서 진행된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포스코 그룹사 채용 추천 또는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 연구인턴 기회가 제공된다. 1년에 4차례에 걸쳐 교육생을 뽑는데, 19기 교육생은 다음달 5일부터 19일까지 지원을 받아 서류·필기·면접 등을 통해 선발한 뒤, 7∼9월 교육을 진행한다.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일정은 전용 누리집(youth.posco.com)을 참고하면 된다.

애플은 지난달 경상북도 포항에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를 열고 교육을 시작했다. 포항공과대와 손을 잡고 문을 연 이 교육 과정은 총 9개월 동안 무료로 진행되며, 아이폰용 운영체제인 아이오에스(iOS)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첫 수강생은 전국 각지에서 온 200명으로 19살 이상 학력이나 코딩 경력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을 받았다. 아직 2기 수강생 모집에 대해선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