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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인플레이션, 내 용돈 훔쳐가는 도둑?

등록 2022-05-23 15:37수정 2022-05-24 02:35

연재ㅣ청소년 ‘경제 톡톡’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청소년들이 즐겨 먹는 치킨과 피자 가격이 올랐다. 수입 곡물 가격이 오르니 빵과 라면 가격도 이에 질세라 올랐다. 국제 시장에서 원유 가격이 오른 탓에 국내 기름값도 치솟았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마저 오른다. 오르지 않는 건 시험 성적뿐이라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이처럼 물건값이 두루 오르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1980년에는 짜장면 한 그릇을 360원이면 먹을 수 있었고 어른이 시내버스를 타려면 100원이 필요했다. 지난 40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심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고혈압에 비유할 수 있다. 혈압이 많이 오르면 혈관과 심장에 부담을 주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므로 평소에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게 건강 유지에 중요하다고 의사들은 강조한다.

경제학자들은 물가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서이다.

떡볶이값이 3천원에서 4천원, 햄버거값이 4천원에서 6천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가격이 오르기 전에는 용돈 1만원으로 떡볶이를 두번, 햄버거를 한번 사 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떡볶이와 햄버거를 한번씩만 먹으면 끝이다. 인플레이션은 우리 주머니 속 돈을 훔치는 보이지 않는 도둑인 셈이다.

이전처럼 떡볶이를 두번, 햄버거를 한번 먹으려면 용돈이 4천원이나 더 필요하다. 그렇지만 용돈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용돈을 받는 학생들은 저절로 가난해진다. 학생조차 인플레이션의 피해자가 된다.

가정의 생계를 꾸리는 어른들이 겪는 고통은 이보다 훨씬 크다.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진 탓에 가족 생활비가 많이 든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고 회사가 월급을 더 많이 주지도 않으므로 봉급생활자들 역시 인플레이션 때문에 힘겨워진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서민이 가장 커다란 타격을 받는다.

이 와중에 인플레이션으로 이득을 얻는 사람이 있다면 놀랍지 않은가. 가령 집이나 건물 같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그렇다. 인플레이션으로 자신의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므로 인플레이션의 수혜자가 된다.

인플레이션의 피해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가진 재산이 별로 없는 사람은 인플레이션의 피해를 온몸으로 받지만, 재산이 많은 사람은 이득을 얻기까지 한다. 빈부 격차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으로 부동산값이 많이 오르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굳이 땀 흘려 일하고 돈을 아껴 저축하려 하지 않는다. 모아봤자 저축한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성실하게 일하려는 의욕도 상실된다. 대신에 부동산 투자에 몰두한다. 이런 사회의 미래가 밝을 리 없다.

이 모든 게 인플레이션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진수 교수 |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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