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 선거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본 후보 등록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보수진영 후보들은 등록일인 12~13일을 데드라인으로 삼고 단일화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11일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보수진영은 한 명의 후보를 내야 현 서울시교육감인 조희연 예비후보와 겨뤄볼 만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수진영 후보들은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주호 전 예비후보가 보수 단일화가 이뤄지면 자신은 사퇴하겠다고 제안했고 지난 8일 박선영 예비후보와 조전혁 예비후보가 이를 받아들이며 논의가 본격화됐다. 첫발은 뗐지만 그 방식을 두고 파열음이 계속 나온다. 박 후보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지금까지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치로 후보를 정하자고 제안했지만 조 후보는 새 여론조사를 진행하거나 후보 간 담판을 짓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는 11일 만나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다른 보수 쪽 주자인 조영달 예비후보는 두 후보 단일화 이후 추려진 후보와 협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본 후보 등록을 앞두고 단일화 논의에 불이 붙은 배경에는 비용 보전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자리한다. 후보 등록까지 마치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낮은 득표율로 낙선하거나 중도사퇴하면 선거를 준비하며 들어간 비용을 보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상 유효득표수의 15% 이상을 얻은 후보자는 선거 비용을 모두 보전 받고 10~15%를 받은 후보자는 50%만 보전받는다. 10% 미만의 표를 얻거나 중도사퇴하면 돌려받을 수 있는 비용이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보수 후보 지지율은 모두 10% 초반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들어가는 초기비용은 후보자 당 최소 1억5000만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후보자들은 본 후보 등록 전 기탁금 5000만원을 내야한다. 선거벽보와 공보물 같은 인쇄물과 온라인 광고비용도 대개 등록 전에 미리 치른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한 캠프 관계자는 “인쇄물 비용만 해도 보통 1억원이 든다”고 귀띔했다. 5000만원의 기탁금 손실은 감수하더라도 인쇄물을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모두 잃으면 후보들로서는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진보진영 유력 주자인 조희연 후보는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선거에 돌입한 모습이다. 조희연 후보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단 초청 기자회견에서 “‘부모 찬스’가 아닌 ‘모두가 누리는 공교육 찬스’를 제공하겠다”며 “서울 교육을 일부 기득권층 그들만의 특혜가 아니라 모든 시민이 누리는 특혜로 확실히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자율형사립고 존치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서는 “비판적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대립할 지점은 대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돌봄 확대,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한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 시행, 공립유치원 증설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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