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고3이 20문장 안에 ‘나’를 담아내는 방법은?

등록 2022-04-04 20:17수정 2022-04-05 02:33

대입 자소서 어떻게 쓸까

자소서는 수시 면접의 뿌리
5월 말까지는 초안 잡아봐야
‘자소설’ 안 되려면 학생부 ‘탐독’
대학 누리집 들어가 인재상 파악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끝난 뒤 고3 교실은 본격적인 수시 준비로 들썩이고 있다. 올해 첫 학평이 시행된 3월24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시험을 보고 있는 학생의 모습. 공동취재사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끝난 뒤 고3 교실은 본격적인 수시 준비로 들썩이고 있다. 올해 첫 학평이 시행된 3월24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시험을 보고 있는 학생의 모습. 공동취재사진

“고교 생활 내내 꿈이 군인이었는데, 갑자기 응급구조학과에 관심이 생겼어요. 진로가 이렇게 바뀐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죠? 자기소개서 쓰기가 막막해요.”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끝난 뒤 고3 교실은 본격적인 수시 준비로 들썩이고 있다. 군인을 꿈꾸다가 고3이 된 뒤 응급구조학과 진학을 결심한 김강우(가명) 학생의 경우,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고민이 많다.

갑자기 꿈이 바뀌었다고 쓰기에는 희망 전공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한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런 경우 “군인의 삶을 꿈꾸며 자세히 조사하다 보니 훈련 중에 불의의 사고로 다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군인들을 헌신적으로 돕는 응급구조사가 되고 싶다”라는 식으로 풀어 쓸 수 있겠다.

현 고2가 대학에 들어가는 2024학년도에는 대입 자소서가 전면 폐지되지만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여전히 자소서를 활용하는 대학이 많다.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이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에서 자소서를 활용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 강사인 최승후 교사(일산 대화고),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과 함께 ‘대입 자소서 잘 쓰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2023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활용 여부. 대교협 제공
2023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활용 여부. 대교협 제공

‘세특’에서 글감 찾자

자소서는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자신을 소개하는 글이다. 여기서 특수한 목적이란 대학 기준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 대학 그 학과에서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자소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이야기다. ‘자기’소개서인 만큼 가족이나 친구, 학교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것도 기본이다.

자소서는 수시 면접의 뿌리가 되기 때문에 늦어도 5월 말까지는 초안을 잡아놔야 한다. 뜬구름 잡는 ‘자소설’은 입시에 독이다. ‘자소설’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학생부부터 ‘탐독’해야 한다. 내 학생부니까 따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안에서 나의 강점을 뽑아낸 뒤 추리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입 자소서는 현재 1번 문항과 2번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대학 자율 문항인 3번 문항을 요구하는 대학들도 있으니 희망 대학 누리집에서 최신 입시 요강을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1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본인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과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 (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이다.

보통 한 문장을 80자라고 치면, 15~20문장 내로 자신의 학업 역량과 전공 적합성을 나타내야 한다. 1번 문항에서는 주로 교내 동아리, 창의적 체험활동(창체), 수업 활동에서 무엇을 어떻게 노력했는지 드러내야 한다.

공통 문항 1번에는 ‘진로와 관련한 노력’을 기술해야 한다. 학습 경험과 교내 활동을 열쇳말로 잡아야 한다. 예전 공통 문항인 1번 문항과 2번 문항을 합쳤다고 보면 된다.

학생이 생각하는 인생의 방향, 내가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 갖고자 하는 직업 등이 이 항목에 포함될 수 있는 내용이다. ‘진로’라는 주제 자체가 넓기 때문에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과 관련된 것들을 마인드맵 등을 그려보며 떠올리는 것이 좋다.

희망하는 전공과 직접 연결되는 수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학습 경험과 활동을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생부 항목 가운데 ‘세부능력 특기사항’(세특)과 진로 활동, 독서 활동, 동아리 활동 등에서 자소서 글감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1번 문항은 자소서의 얼굴이다. 중요도가 높은 항목인 만큼 1번 문항은 세심하게 살펴가며 쓰는 게 좋다.

긍정적으로 변화한 점을 쓰자

2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을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 (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이다. 800자 안으로 적어야 하니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1~2개만 추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통 10줄 정도 쓰면 된다.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이라고 해서 단순히 ‘저는 이런 걸 했으니 착한 편입니다’ ‘다른 사람을 잘 도와줍니다’라고 쓰면 눈에 띄는 자소서가 될 수 없다. 출제자와 선발자의 입장에서 2번 문항이 출제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하자.

2번 문항이 대입 자소서에 있는 이유는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더 나아가 학생에게 리더십이 있는지를 보고 싶다는 이야기다. 리더십이라고 해서 반장, 회장 같은 학생회 임원 경력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리더십은 교과 수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실행해본 것 등이 모두 해당된다.

2번 문항을 보면 ‘배운 점’을 쓰라고 나오는데, 배운 것과 관련한 글감은 학생부에서 찾으면 된다. 고교 때의 경험을 돌이켜보면서 노트에 차근차근 적어보는 게 우선이다. 배운 점을 단순히 기술하는 것도 좋지만 그 활동을 통해 자신이 ‘변화된 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게 좋다.

자기 학생부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행특)을 신경 써서 읽어보는 게 도움이 된다. 특히 고1 시기의 행특에는 자신의 인성이나 공동체 생활에서의 특성들이 적혀 있다. 조금 더 심화한 서술은 고2 때 행특에 나와 있다.

고 1~2학년 동안의 행특을 읽어보고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면 된다. 공통된 특성, 자주 등장하는 단어 등을 찾아낸 뒤 관련된 경험을 떠올려보면 2번 문항 서술에 도움이 된다.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상황, 학교 수업 중 단체 활동 등도 유용한 소재다.

늦어도 5월이 지나기 전에는 자소서의 기본 틀을 만들어두는 게 좋다. 학생부를 꼼꼼히 살피면서 자신을 어필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소재들을 공책에 먼저 전부 써보자. 자신을 표현하는 열쇳말이 추려진 뒤에는 해당 단어들을 자기소개서 문항에 맞게 배치하면 된다.

도저히 담을 내용이 없거나, 심화한 내용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판단이 서면 3학년 1학기에 채울 수 있도록 계획하자. 이렇게 미리 큰 틀을 구상해놓으면 남은 학기에 해야 할 활동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일관성 있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

자율 문항은 어떻게 써볼까

3번 문항은 대학별 자율 문항으로 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로 써야 한다. 보통 지원 동기에 관해 기술한다. 자신의 적성과 장래희망, 대학의 인재상, 전공분야에 기울인 열정과 노력을 성의껏 쓰면 된다. 다만 지원 동기와 관련된 과목의 학습계획 등을 단순 나열식으로 늘어놓지 않도록 주의하자. 진솔하게 작성하는 게 핵심이다.

자소서 3번 자율 문항은 대학별로 다양하다. 전통적으로 독서와 관련된 항목을 운영해온 서울대의 지난해 자율 문항을 보면, 고교 재학 기간(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2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도록 했다. 이런 경우 단순한 내용 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기술해야 한다. 다만 대학별 자소서 활용 여부나 문항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5월에 발표하는 수시모집 요강을 잘 살펴봐야 한다.

가고 싶은 대학의 누리집에 들어가 ‘학종 가이드’ 등 최신 안내서를 내려받아 살펴보는 것도 추천한다. 각 학교만의 인재상 등을 참고해 자신이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임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 정권 숨통 끊어야…선탄핵 후진상규명” 해병대 예비역 444명 시국선언 1.

“윤 정권 숨통 끊어야…선탄핵 후진상규명” 해병대 예비역 444명 시국선언

‘의료급여 빈곤층’ 본인부담금 7배 뛸 수도…정률제로 전환 추진 파장 2.

‘의료급여 빈곤층’ 본인부담금 7배 뛸 수도…정률제로 전환 추진 파장

오세훈 서울시장, 인도 출장 하루 전 갑자기 취소 3.

오세훈 서울시장, 인도 출장 하루 전 갑자기 취소

강혜경 “말 맞추고 증거 인멸”…윤 부부 옛 휴대전화 증거보전 청구 4.

강혜경 “말 맞추고 증거 인멸”…윤 부부 옛 휴대전화 증거보전 청구

[단독] “명태균, 대통령실 취업 등 청탁 대가로 2억”…검찰 진술 확보 5.

[단독] “명태균, 대통령실 취업 등 청탁 대가로 2억”…검찰 진술 확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