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의 사전적 의미는 ‘신체 또는 인지 기능이 다른 사람보다 약한 사람을 포함하여 정치·경제·문화 면에서 일반 주류 구성원들에게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차별을 받거나 받는다고 느끼는 집단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최근 나는 이런 사회적 약자들에게 내가 어떠한 행동을 했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내가 성찰하였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중학교에 다닐 때 2년 동안 연속해서 같은 반을 했던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었다. 내가 우리 반 반장이었기에 그 친구를 인솔하고 챙겨주는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내 시간도 소모하고 내 말을 듣지 않아서 짜증이 자주 났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년에는 같은 반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나쁜 마음을 갖기도 했었다. 하지만 또 같은 반이 된 것을 확인하자 조금 짜증이 났었다.
그러다가 새 학년이 시작되고, 학기 초에 친구가 친구에게 서로 롤링 페이퍼를 써주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나에게 ‘작년에 정말 고마웠고 이번 연도에도 잘 부탁해’라고 편지를 써줬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 친구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고 불편하다고 여겼지만, 그 친구는 나에게 고맙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나 자신에게 실망함과 동시에 내가 그 친구에게 먹었던 마음에 대해 반성해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들이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해야 되는데 까먹고 하지 않았을 때 “아, 치매 걸렸나 봐”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내 모습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치매’라는 단어의 뜻과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을 알고 난 뒤 내 행동을 반성할 수 있었다.
치매에서의 ‘치’는 어리석다는 뜻이고 ‘매’도 어리석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병명이 어리석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되돌아보면서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단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말을 할 때는 꼭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말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성차별, 장애인 차별에 대한 여러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예전에는 이런 교육에 대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과거 행동과 생각들을 떠올리는 계기가 생기면서 반성하고 돌이켜볼 수 있게 됐다.
최근 여러 뉴스를 통해 아동 학대, 장애인 복지 문제, 노인 폭력, 성폭력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학생으로서 당장 큰 도움이 될 수는 없지만 평소 무심결에 쓰는 말과 행동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김연서(경기창조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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