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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하루 10분 감각통합활동’으로 초등생활 준비해요

등록 2022-02-28 18:21수정 2022-03-01 02:30

오래 앉아 있기 힘들거나
연필로 글씨 쓰기 힘들면
짐볼·테니스공 활용
근력과 손힘 키울 수 있어
짐볼 위에서 버티거나 몸을 앞뒤로 움직이는 활동은 전신 근력을 키워준다. 사진 블루무스 출판사 제공
짐볼 위에서 버티거나 몸을 앞뒤로 움직이는 활동은 전신 근력을 키워준다. 사진 블루무스 출판사 제공

4~5살 또래들이 신나게 미끄럼을 타고 그네를 타는데, 우리 아이만 미끄럼과 그네 타기를 무서워한다면? 아이가 평평한 길에서 뛰는 것도 아닌데 걷다가 종종 넘어진다면? 이는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자세를 인식하는 고유수용성감각과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전문가들은 ‘감각통합활동’을 권한다. 감각통합은 외부와 내부에서 오는 감각자극을 주어진 환경에 맞게 적절히 적응하고 행동하는 작용이다.

감각통합활동은 발달장애아동과 발달지연아동들에게 치료 개념으로 많이 권하지만, 일반 아이들의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에게 감각통합활동은 학교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 힘든 아이들, 글씨 쓰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 친구들과 유연한 상호작용이 어려운 아이에게 ‘하루 10분 감각통합활동’으로 학교생활 적응을 준비시켜보자.

자른 테니스공을 손으로 잡아 벌려서 콩을 집어넣는 활동은 손힘을 길러준다. 사진 블루무스 출판사 제공
자른 테니스공을 손으로 잡아 벌려서 콩을 집어넣는 활동은 손힘을 길러준다. 사진 블루무스 출판사 제공

감각은 언어·인지·정서·사회성과도 밀접

임상치료 17년차 부부 작업치료사로 최근 <우리 아이 감각운동 처방전>(블루무스)을 펴낸 강윤경·김원철씨는 “태아기부터 일생 동안 뇌에서는 감각을 입력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기에 감각통합은 모든 사람이 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다”며 “특히 아이들에게 감각통합은 성장과 발달의 기초가 되는 영역으로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중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감각통합은 단순히 신체적인 발달과 성장에만 한정돼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언어적, 인지적, 정서적 발달과 사회성 발달과도 깊은 관련을 맺는다. 이들은 “발달 영역들이 따로따로 발달하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이 되면서 발달하기 때문”이라며 “감각통합이 어려우면 대근육, 소근육 발달 및 언어 발달이 지연될 수 있고, 교실에서 집중하고 교우관계를 맺는 학교 및 단체생활에서의 적응이 어렵고, 감정 조절이 서툴러서 쉽게 흥분하거나 화를 내기도 하고 자신감, 자존감이 낮아 정서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당연히 학습과의 관련성도 높다. “다양한 감각정보들이 뇌에서 적절하게 서로 연결되고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야 읽기, 쓰기, 계산과 추상적인 사고를 하는 고차원적인 능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통 감각통합은 3~7세가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며 초등학생 시절에 완성이 된다. 이에 대해 이들 치료사는 “감각통합과 운동능력이 질적으로 향상되는 시기이자 내적 동기가 높아서 적극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교감하는 시기가 3~7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보드게임은 규칙 지키기와 협동 등의 사회성을 길러준다. 사진 블루무스 출판사 제공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보드게임은 규칙 지키기와 협동 등의 사회성을 길러준다. 사진 블루무스 출판사 제공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활동들

초등학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다르게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 바르게 앉고 집중을 잘하기 위한 운동으로 이들은 짐볼과 밸런스 쿠션을 이용한 코어운동을 추천했다. “아이가 몸통이 안정되면 바르게 앉을 수 있는 엉덩이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며 이런 근력활동은 주의집중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운동 방법은 간단하다. 짐볼과 밸런스 쿠션에 앉거나 엎드려서 버티면 된다.

아이가 연필을 꽉 쥐지 못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단순히 반복적인 쓰기 연습을 하기보다는 아이가 왜 연필을 꽉 쥐지 못하는지 원인을 알아보고 소근육 활동 놀이로 접근하는 것을 이들은 추천한다. 쓰기 연습과 더불어 테니스공을 이용한 활동으로 손힘을 기르고 고무줄낚시 등으로 소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테니스공을 중간에 잘라 틈을 만들어주고 아이가 손에 힘을 주어 테니스공을 눌러 그 틈을 벌리게 만드는 활동은 손힘을 길러준다.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작은 고무줄들을 빨대나 젓가락으로 낚아 내는 활동도 도움이 된다.

가족들이 보드게임을 만들어서 함께 하면 인지 능력과 시지각 능력, 협동과 규칙 지키기 등의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 특히 가족이 함께 게임 내용을 구성하고 세부 규칙을 만드는 등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보드게임을 만들어 진행하면 스스로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내용도 더 잘 이해하고 규칙도 더 잘 지키게 된다. 보드게임 만들기는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스케치북이나 큰 종이에 게임판을 그린다. 출발점과 도착점을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공간을 원하는 대로 그린다. 길을 나누고, 칸마다 재미있는 미션을 적으면 완성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감각통합활동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 ‘감각통합 백과사전 tv’.
집에서 할 수 있는 감각통합활동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 ‘감각통합 백과사전 tv’.

코로나로 활동 제한, 감각발달 잘 챙겨야

코로나19로 아이들의 활동과 놀이가 제한되면서 감각통합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이들 치료사는 “코로나로 인해 바깥활동과 운동량, 사람들과의 교류는 현저히 줄고 미디어의 사용은 더 늘어나 아이들의 발달에 염려가 되는 부분이 많다”며 “특히 스마트폰은 과도한 시각 자극을 뇌에 입력하기 때문에 시각 자극에만 오래 노출된 아이의 뇌는 감각을 불균형하게 받아들이면서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발달을 위해 감각통합이 중요하며, 감각통합이 전문기관만이 아닌 집에서도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영역임을 알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감각통합활동은 <우리 아이 감각운동 처방전>뿐만 아니라 이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감각통합 백과사전 티브이(TV)’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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