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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우리 아이 성적표 ‘해석’하기…참 쉽죠?

등록 2022-02-07 17:25수정 2022-02-08 02:30

입시용어 알아야 대학이 보인다

용어 ‘속뜻’ 이해가 첫 단추
백분위 중요하게 따져봐
학생부 용어 친숙해져야
아이 진로 선택 수월해져
모의고사 성적표와 학교생활기록부 속 다양한 입시용어의 뜻을 제대로 알아두면 복잡한 대입 지형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모의고사 성적표와 학교생활기록부 속 다양한 입시용어의 뜻을 제대로 알아두면 복잡한 대입 지형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표준점수, 백분위, 학생부 실질반영비율…. 몇번을 들어도 잘 와닿지 않더군요. 쏟아지는 입시 뉴스를 이해하려면 기본 용어부터 살펴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아이가 곧 고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조성희씨의 말이다. 아이가 고1이 되면 본격적인 ‘입시 레이스’가 시작된다. 당장 3월24일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앞두고 있어 아이도 부모도 긴장하고 있다. 조씨는 “선배 학부모들이 ‘모의고사나 학평을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어야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일이라 어려운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부모가 ‘1등급이면 잘했네, 2등급이면 괜찮네, 3등급이면 아쉽네’ 정도로만 아이 성적표를 분석한다. 대학 입시에서는 정보력이 중요한 만큼 성적을 표현하는 숫자와 말, 입시용어의 속뜻을 알아야 양질의 정보를 흡수할 수 있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헷갈리는 입시용어의 뜻을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자.

‘내신 성적표’ 어떻게 읽지?

고교 내신 성적표를 보면 ‘이수단위’가 있다. 보통 수학이나 국어 등 교과목명 옆이나 밑의 괄호 안 숫자가 이수단위라고 보면 된다. 과목명 아래에 (4), (3)이라고 적혀 있다.

이수단위는 일주일 동안 해당 과목에 할당된 수업 횟수로, 아이가 한 주에 해당 수업을 몇 번 들었는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 ‘수학(4)’라면 주 4회(월, 수, 목, 금) 수학 수업을 들었다는 뜻이다. 수학 이수단위는 4가 되는 것이다.

이수단위가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대학 입시 전형에서 고교 내신을 따질 때 이수단위에 따른 과목별 중요도를 반드시 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일주일에 한두번만 있는 예체능 과목보다 일주일에 서너번씩 듣는 보통교과 점수를 더 크게 반영한다는 이야기다. 입시에서 최종 총점이 100으로 같은 학생이라도 이수단위가 4인 영어 점수가 높은 학생이 이수단위 1인 미술 점수가 높은 학생보다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이수단위와 연결된 내신 등급과 석차 백분율, 석차 등급 계산이 어렵다면 인터넷에서 ‘내신 등급 계산기’를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

고등학교 내신 등급을 따질 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지필고사뿐 아니라 수행평가 점수가 합산된다. 이 때문에 지필시험 대비에만 모든 힘을 쏟지 말고, 평소 수행평가 과제도 성실히 제출해야 결과적으로 좋은 등급을 얻을 수 있다.

백분위, 표준점수는 무슨 뜻일까

고등학생이 되면 모의고사 성적표에 신경을 써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표에는 아이의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응시자 수 등이 표기돼 있다.

모의고사 성적표에서는 전체 응시생 중 아이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백분위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등급 점수는 9개 구간으로만 구분돼 있어서, 아이의 실력 등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백분위를 유심히 점검해야 한다.

백분위란 똑같은 모의고사 시험을 본 전체 응시자 중에서 자신보다 원점수가 낮은 학생들의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한마디로 ‘나보다 점수가 낮은 학생 수의 비율’이 백분위라고 할 수 있다.

아이의 국어 영역 백분위가 97인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는 우리 아이보다 국어 원점수가 낮은 학생 수의 비율이 97%라는 말이다. 쉽게 말해 수험생을 100명이라고 할 때 백분위가 97이라면 100명 중 3등이라는 뜻이다.

백분위는 전체 지원자를 100등분했을 때 어느 정도 위치인지를 나타내주는 지표로, 전체 응시생의 상위 4%까지가 1등급, 1등급을 제외한 전체 응시생의 11%까지를 2등급으로 해서 순차적으로 9등급까지 부여한다.

입시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표준점수도 살펴보자. 부모들 대부분이 표준점수를 보는 순간 “시험은 100점 만점 아니야? 왜 아이 점수가 128점이지?”라고 궁금해한다.

표준점수란 과목별로 전국 학생들의 평균 점수보다 내가 받은 점수가 높은지 낮은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아이의 국어 표준점수가 134점이라고 가정해보자. 국어, 수학, 영어의 표준점수는 200점 만점으로, 표준점수가 높아질수록 시험이 어렵다는 뜻이다. 시험이 어려우면 평균은 당연히 낮아진다. 만약 입시 뉴스에서 ‘이번 수능에서 국어·수학 표준점수가 각각 10점씩 올랐다’고 나오면 이른바 ‘불수능’ ‘까다로운 시험’이었다고 해석하면 된다.

원점수는 말 그대로 정답 한 문항에 부여된 배점을 기계적으로 합한 것이다. 원점수는 아이가 모의고사를 치른 직후 가채점을 할 때 활용도가 높지만, 대학에서는 원점수를 반영하지 않는다. 국어, 수학, 영어 등의 난이도가 매해 같지 않기 때문에 특정 영역을 잘하는 학생들에게 유불리가 생기지 않도록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학생부 용어도 알아두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는 고등학교 내신 성적과 그 밖의 모든 기록을 말한다. 학생부 요소는 크게 ‘교과’와 ‘비교과’로 나뉘는데, 교과는 쉽게 말해 중간·기말고사 등 내신 시험 성적을 뜻한다. 비교과에는 출결 및 수상경력, 자격증 취득 상황 등 교과 외 활동 상황을 기록한다. 학생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에 들어가면 열람할 수 있다.

‘세특’이라는 말도 참 많이 접하게 된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줄인 말이다. 흔히 ‘교사가 써주는 과목별 자기소개서’라고 불린다. 각 교과목 교사가 수업에 참여한 학생을 관찰한 뒤 학습 태도와 과제물, 성취도, 특이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한 자료다. 교사들은 아이가 수업 중 발표나 토론, 탐구과제, 협력 프로젝트 등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등을 ‘세특란’에 기록한다.

‘학생부 실질반영비율’도 알아두자. 대부분의 대학은 학생을 뽑을 때 고등학교 3개 학년의 내신 성적을 반영한다.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학생부가 입학 전형 총점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느 대학의 입학 전형 방법이 ‘학생부 50%+수능 50%’이고 전형 총점이 800점인데 학생부 최고점이 400점, 최저점이 320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대학에서 학생부가 실제로 전형 총점에 미치는 영향은 80점(400점―320점)이고, 실질반영비율은 10%((80÷800)×100)가 된다. 아이와 진로 계획을 세우면서 희망 대학과 전공을 정한 뒤 해당 학교의 입학처 누리집에 들어가 모집 요강을 내려받아 함께 살펴보면 더욱 도움이 된다.

‘대입정보 포털’ 활용해볼까

입시 레이스의 출발선에 섰다면 고교 교과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필요하다. 졸업 최소 이수단위가 204시간이라면, 이를 3년 동안 여섯 학기로 나누어 계산하면 된다. 보통은 학생들이 하루에 6~7시간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204단위에는 창체(창의적 체험 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등 다양한 과정이 포함돼 있다.

입시에서 중요한 건 정보력이다.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나 대입정보 포털 어디가(www.adiga.kr), 한국대학교육협의회(www.kcue.or.kr) 등 검증된 곳에서 최신 정보를 알아보고 누리집이나 전화를 통해 무료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학어디가티브이(TV)>에는 대학별 학과·전공 소개, 입학사정관 인터뷰, 선생님 칼럼, 캠퍼스 투어, 수험생 특집, 전형 준비 노하우, 예비 수험생 특집, 최신 대입 이슈 등 입시 전략을 짤 때 도움이 되는 영상 정보가 올라와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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