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만 18살 이하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발생률이 성인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96.9%에 이르는 고3 발생률은 현저히 낮았다. 전면등교로 학부모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전면등교 포기가 아닌 백신접종으로 학교 내 감염전파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염병 전문가들과 긴급 자문회의를 갖고 최근 지역사회 확진자 급증에 따른 전체적인 학교 감염추이, 소아청소년 백신접종 여부에 따른 학생 감염 위험도 차이를 분석했다.
자문회의에 참석한 최은화 서울대 어린이병원 교수(소아청소년과)의 분석을 종합하면, 9월26일부터 10월23일까지 4주 동안 소아청소년의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99.7명으로 성인(76명)을 초과했다. 연간 확진자 발생률을 비교하면, 소아청소년의 감염 확산세는 더욱 뚜렷하다. 성인의 경우 지난해 10만명당 130.1명 발생하다가 올해는 10만명당 562.3명 발생해 약 4.3배 늘었는데 소아청소년은 지난해 66.1명에서 올해는 521.2명으로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소아청소년이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집단이 되는 것은 매우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17~23일 1주일 동안 소아청소년의 10만명당 발생률은 26.6명으로 19~49살(19.8명), 65살 이상(15.6명), 50~64살(13.1명)등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20명대를 기록했다. 특히 소아청소년은 접종률이 낮아 유행 차단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무증상 감염이 많아 조기발견이 어려운 것도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시 학교문을 닫기보다 백신 접종률을 높여 전파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대부분 접종을 완료한 고3은 확진자가 급감했다. 최 교수의 분석을 보면 11월 둘째주 고1과 고2의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각각 6.9명, 7.1명인데 견줘 고3은 5분의1 수준인 1.4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학교급별로 비교해보면 중학교가 7.02명으로 가장 많고 초등학교 4.54명, 고등학교 4.51명, 유치원 3.15명 순이다. 중학교 연령대 학생들의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은 12~15살 1차 접종률이 24일 0시 기준 27.4%(접종완료률은 1.3%) 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1~2학년에 해당하는 16~17살 1차 접종률과 접종완료률은 70.2%, 46%다.
정 교수는 “유행상황이 점점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백신을 일찍 맞을수록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더 크다”며 “접종률이 5~10%만 늘어도 학교 (방역) 현장은 정말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 역시 “아이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밀집도가 높아질수록 학교에서 발생하는 확진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거꾸로 아이들이 학교에 안 오면 학원 등 활동범위가 넓어져 관리가 더 어렵기도 하다”며 “학교 방역 강화만으로는 안 되고 여러 층이 같이 작동되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백신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12~17살 백신 접종률을 제고하기 위해 추가 접종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당초 12일에 끝난 사전 예약기간을 올해 12월31일까지 연장하고 접종 기간도 이달 27일까지였지만 내년 1월22일까지 늘렸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학교 현장의 노력만으로 학교 내 바이러스 유입을 온전히 차단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가장 효과적인 방역수단인 백신접종에 동참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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