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당ㅣ나도 쓴다
초등학교 졸업식과 중학교 입학식을 하지 못하고, 2020년 1월 말부터 2021년 8월 현재까지 코로나19는 계속 우리 발목을 잡고 있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지난해 2학기. 생각하지 못한 변화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일상이 궁금했다. 그래서 당시 1학년 3반 친구들에게 반 카톡방을 통해 비대면으로 질문을 던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 집에서 뭐 하니?’라는 내 질문에 친구들이 답변을 올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게임하지’부터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시청, 보드게임, 일단 나갈 수 없어서 답답하다, 운동도 못 한다, 집에만 있으니 할 것이 너무 없어서 생활 패턴도 매일 똑같다, 보석 십자수, 직소 퍼즐, 유화 컬러링, 라디오 청취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개인 취미를 만들고 있다, 잠자기-일어나기-온라인-게임-먹기-싸기가 무한 반복된다, 온라인 클래스를 하지 않는 주말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못 나가니 집에서 폰과 티브이만 본다, 운동이 부족하다, 만화책, 영화, 넷플릭스 보기’ 등이라고 답했다.
다음 질문으로 온라인 수업은 어떤지 물었다. ‘아직도 온라인으로 수업할 줄은 몰랐다, 온라인으로 정규 시간에 맞춰 수업하고 실시간 줌이나 일대일 채팅으로 정해진 시간에 과제를 제출하려니 힘들다, 눈이 너무 아프다, 미래 언젠가 있을 것 같던 온라인 수업이 갑자기 찾아와 당황스럽다, 걱정 없이 등교하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학교 온라인에 학원 온라인까지 두배로 힘들다, 온라인 수업은 집중이 잘 안 되고, 등교하는 주간에는 수행평가 폭탄이 쏟아져서 힘들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1년이 지나 어느새 2021년 2학년 2학기가 막 시작됐다. 백신 1차 접종률이 50%를 넘었다고는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니 학생들의 일상은 여전히 3분의 1 등교(3분의 2 온라인 수업)로 지난해보다 나아진 것이 거의 없다. 오히려 여름방학을 지내며 게임과 한몸이 되어가고, 체력은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최근 학교에서 ‘좋은 학교, 표어 제작 대회’가 열려 즐겁게 참여했다. 개학과 동시에 교칙 준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리는 대회였다. 나는 ‘올바른 손 씻기와/ 똑바른 마스크는/ 그리운 노마스크/ 학교를 앞당긴다/ 턱스크, 코스크 아웃(OUT)’이라는 내용으로 참가했다. 친구들 역시 늘 강조하는 ‘학교폭력 예방’ ‘질서 지키기’와 함께 생활 방역 수칙을 담은 표어를 많이 제출했다.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되어서 자유롭게 등교하고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코로나 삼행시를 덧붙이며 마친다.
코: 코피 터지게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진짜?) / 로: 로봇처럼 혼자만 떠드는 온라인 링크 수업과 실시간 화상 수업 말고.(그럼?) / 나: 나도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놀기도 하고 공부도 하고 싶다.(우리도!)
안성재(고양 가람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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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재 학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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