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교교육 혁신 추진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년부터 전면도입되는 고교학점제의 점진적 적용을 위해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 1학년에 되는 2023년부터 고교 3년 동안 이수해야 하는 수업시간이 2890시간에서 2720시간으로 170시간 줄어든다.
교육부는 23일 고교교육 혁신 추진단 회의를 열고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생처럼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업을 선택해 듣고 이수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지난해부터 마이스터고에 도입됐고, 2022년에는 특성화고 적용을 앞두고 있다. 일반고에는 2023년에는 고교 1학년, 2024년에는 고교 1·2학년에게 도입한 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25년부터 전학년에 전면도입된다.
이행 계획을 보면, 우선 현재 일반계고 55.9%가 참여하고 있는 연구‧선도학교 참여율을 내년에 80%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단위학교 교육과정 기획을 담당할 교육과정 설계 전문가를 학교당 1명 이상 양성해 내년까지 16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2023학년도 고교 1학년(현재 중2)부터 교육과정에 학점제가 일부 적용된다. 고등학교 수업량 기준인 ‘단위’가 ‘학점’으로 전환되고, 고교 3년간 총 이수학점은 기존의 204단위(2890시간)에서 192학점(2720시간)으로 조정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바뀐 수업량으로는 학기당 32학점을 이수하게 되기에 한 주의 5일 중 3일 정도를 기존의 7교시에서 6교시로 줄여서 마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부터는 수업시간이 2560시간으로 더 줄게 된다.
다만 고교학점제의 핵심요소로 꼽혔던 ‘전 과목 미이수제’와 ‘모든 선택과목 성취평가제’는 애초 계획대로 2025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미이수제는 학업성취율이 40%가 되지 않고 출석률이 3분의 2에 모자라면 그 과목을 한 번 더 들어야 하는 제도이고, 성취평가제는 동급생과의 상대평가로 성적을 내지 않고 학생당 교과학습 도달 수준에 따라 점수를 내는 제도다. 이에 2024년까지는 지금처럼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은 석차 9등급을 병기하고 진로선택과목에만 성취평가를 적용하는 방식이 2024년까지 유지된다. 대신 미이수제의 적응 단계로 2023년부터 학업성취율이 40%가 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통과목 가운데 국·영·수에 대해 최소한의 학업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보충과정 등을 운영하는 ‘최소 학업성취수준 보장 지도’를 모든 학교로 확장해 적용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특히 정시 확대로 가는 대입제도와 고교학점제의 방향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고려해 2022 교육과정 등 교육 변화에 부합하는 미래형 대입제도를 2024년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입 제도는 2025년 고등학교 1학년에 입시에 나서는 2028학년도 입시 때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교학점제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체화한 정책으로, 우리 교육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2020년 마이스터고, 2022년 특성화고, 2025년 일반계고에 도입되는데, 특히 일반계고는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므로 학교 현장과 2024년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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