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직장을 퇴직하고 나서 연금만으로 살고 있는데 많이 쪼들립니다. 이제 와서 취직 자리를 다시 알아보려니 저 같은 퇴직자를 어디에서 받아줄까 싶어 엄두도 안 나네요. 퇴직하기 전 일찌감치 상가에 투자한 친구는 요즘 월세를 받아 소득을 보충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별도의 여유자금이 없어 집을 팔아서라도 임대업을 해볼까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A :국토교통부의 올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에 따르면 업무용 건물의 투자수익률은 연 5.84%로 지난 분기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고 합니다. 물론 은행의 예적금 이자 수입에 비하면 이 수익률도 높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투자수익률은 임대료 수입에다 건물 시세 상승에 따른 자본수익까지 더한 수치입니다. 최근 금리가 1%대 초저금리로 떨어지면서 시중의 여윳돈이 몰려 상가건물 등의 시세가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수익률이 5% 이상 나오는 데에는 상가의 가격이 오른 것이 한몫한 것입니다. 임대수입만을 따져볼 때 그리 큰 수익률이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수익률을 떠나서 공실률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업무용 건물의 공실률은 13.5%이고 상가건물도 10.5%나 됩니다. 10곳 중 한 곳은 상가가 비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대적으로 임대가 활발한 지역의 상가에 투자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전체적인 공실률이 높아질 때는 임대가 잘되는 지역의 상가건물에 여윳돈이 몰리면서 매입자금이 턱없이 높아집니다. 그만큼 빚을 더 부담할 경우 임대수익에서 이자비용을 제하면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다 전체적인 불경기로 적자가 불가피한 상인들은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없는 형편에 몰리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어느 미용실은 상권이 좋다는 이유로 임대료가 너무 높아 매달 고객 100명의 머리카락을 다듬어야 월 임대료를 겨우 부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견디다 못한 상인들이 문을 닫고 떠나게 되면 그 지역은 공실률이 늘고 상권이 죽게 됩니다. 임대수익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임대업을 퇴직 이후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불로소득은 달콤해 보이지만 공동체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투자자에게도 매우 위험이 큰 투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 패자가 될 수 있는 머니게임입니다. 수익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데 이자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면 그것은 도박이나 다름없습니다. 상가 투자보다 시니어의 인생 이모작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을 통해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더욱 안전하고 쉬운 방법입니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