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구단이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선수들을 감시한 것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11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책을 수립하라는 의견표명을 했다. 롯데자이언츠는 지난해 선수들의 원정경기 숙소 출입 상황 등 사생활을 감시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인권위는 지난해 말 직권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롯데자이언츠는 지난해 4~6월 원정경기 때 호텔 복도에 설치된 시시티브이를 이용해 새벽 시간대 선수들의 출입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수들에게 이를 사전에 통보하거나 동의를 받지 않았다. 박성훈 인권위 조사총괄과 조사관은 “대표이사와 운영매니저가 선수들이 묵는 8개 숙소에 직접 협조를 요청했다. 운영매니저가 화면을 돌려보고 그 결과를 구단에 지속적으로 보고했다”고 했다.
인권위는 구단 쪽이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스포츠계가 선수의 인권 보호보다 관리와 통제를 우선하는 관행을 개선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2010년 제정한 ‘스포츠 인권 가이드라인’ 7장 18조 4항은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스포츠 관련 기관이 인권침해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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