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현(83) 화백
황진현 화백, 서울아산병원에
황진현(83·사진) 화백은 중학생 시절 대구지역 학생사생대회에서 대상을 타면서 화가를 꿈꾸기 시작됐다. 하지만 고교 2학년 때 아버지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나자 4남매의 맏이였던 그는 그 꿈을 접어야 했다.
1961년부터 경제기획원의 사무관으로 일하며 ‘잘 나가던’ 그였지만 ‘내가 조직의 부속품이 아닌데. 내 자아는 어디있나’라는 회의가 들 때마다 일요사생회에서 그림을 그렸다. 74년부터 3년간 뉴욕 총영사관의 경제협력관으로 일하던 시절, 인맥을 쌓으면 일에 도움이 될 거라는 권유로 미술학교에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웠다.
그는 80년 51살의 나이로 경제기획원 국장자리를 뒤로 하고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황 화백은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1000점이 넘는 작품을 그렸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에 그의 <자갈치 시장 여인들>을 서재에 걸어두기도 했다. 90년에는 일본화가 4명과 함께 교토에 국제미술창조회를 창립해 한-일 미술을 잇는 가교 구실을 했다. 2004년부터는 서울 송파구에 ‘황진현 미술관’을 열어 젊은 무명작가들과 초·중·고교 ‘예비 작가’들에게는 대관료 없이 전시공간을 내주고 있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척추협착증 수술을 받으며 병상의 환자들 고통을 체험한 그는 최근 자신의 유화 작품 100점을 들고 병원을 다시 찾았다. 그는 “3~4년 걸려 작업한 작품들을 기증하려니 딸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과 같지만,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준다는 생각에 기쁘다”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0일까지 원내 갤러리에 황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 뒤 작품들을 산하 병원들에 나눠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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