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왼쪽)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오른쪽)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조 후보자와 나란히 앉아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항명파면 채 전서장 “경찰, 점수의 노예”
조 “여론조사서 58.5%가 성과주의 찬성”
조 “여론조사서 58.5%가 성과주의 찬성”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와 ‘항명파동’으로 파면된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이 23일 경찰의 ‘성과주의’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였다.
야당 요구로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채 전 서장은 “경찰이 점수의 노예가 되면 돈 없고 힘없는 국민이 다친다”며 조 후보자가 서울경찰청장 시절 주도한 성과주의를 맹렬히 비판했다. 그는 “칼을 갖는 사법기관인 경찰이 실적주의를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채 전 서장은 “개인의 사생활까지 뒷조사하는 무서운 제도가 실적주의”라며 “실적주의 때문에 사소한 범죄가 중한 범죄로 둔갑하고 훈방할 수 있는 청소년도 중한 죄로 낙인찍히는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에게 이런 실적주의의 폐해를 말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성과주의를 계속 보완해 왔다”며 “1월에는 반발이 심했지만, 6월3∼7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58.5%가 성과주의에 찬성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각 서장에게 지역 여건에 맞는 치안활동을 주문했고, 수서경찰서의 경우 성적은 최하위였지만 맞춤형 치안활동을 실시해 극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북서는 원래 4위를 하는 곳이었으나, 채 전 서장이 부임한 뒤에 성적이 계속 떨어져 올해 1∼3월 꼴찌가 됐다”고 채 전 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채 전 서장은 지난 6월 서울경찰청의 성과주의가 지나친 검거 실적 경쟁으로 변질돼 ‘양천서 고문 사건’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며 성과주의를 주도한 조현오 당시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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