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윈회(위원장 안경환)는 2일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능을 갖추도록 현금인출기를 개선하라”고 농협에 권고했다. 현재 농협뿐 아니라 대부분 은행의 현금인출기에는 이들을 위한 기능이 설치돼 있지 않다.
시각장애 1급인 오아무개(27)씨는 지난해 4월 “농협 현금인출기가 일반 사용자를 위한 음성 안내만 제공하고 있어 시각장애인의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 조사 결과, 농협의 현금인출기는 저시력자를 위한 확대 화면을 일부 제공하고 있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안내 음성과 점자 표시가 된 키패드는 제공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농협은 “앞으로 설치되는 현금인출기에 이들을 위한 기능이 단계적으로 도입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는 “현재 이런 기능을 갖춘 기기가 생산되고 있고 농협의 규모와 영업이익에 비춰 과도한 부담이라 볼 수 없다”며 신규 기기뿐 아니라 이미 설치된 현금인출기에 대해서도 적절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농협중앙회장에게 권고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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