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현정부에 쓴소리
안경환(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법치’의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10일 세계인권선언 60돌을 맞아 서울 종로 더블유(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념식 기념사에서 “민주 사회에서 법치와 인권은 어느 것이 우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의 앞뒤 바퀴처럼 함께 달리는 것”이라며 “법치를 내세우면서 인권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민주적 사회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 인권의 후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의 국정 지표인 ‘선진화’를 거론하며 “경제력에 부응할 만큼 인권 분야에서도 꾸준한 신장이 있을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며 “인권이야말로 미래 사회에서 국가의 품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또 “지난 11월 중순 세계 각국의 인권 전문가들이 이주민과의 공존을 염원하는 ‘서울 가이드라인’을 도출하던 날, 안타깝게도 경기도 마석에서는 매우 위험한 이주노동자 단속이 있었다”며, 단속 위주의 이주노동자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최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다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다문화 사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진지한 탐색과 존중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권위의 독립성과 관련해서도 “독립성을 흔드는 사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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