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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김아무개씨는 지난해 8월 회사 선임자인 최아무개씨가 자신에 대해 떠들고 다니는 말을 남성 동료에게서 전해 들었다. “그 여자는 내 것이니까 건드리지 마”, “음료수에 약을 타서 어떻게 해보지 그랬냐” 따위의 말이었다.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낀 김씨는 곧바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23일 “같은 회사의 남자 직원끼리 특정 여자 직원에 대해 성적 발언을 한 것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어도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최씨에게 인권교육을 수강할 것을 권고했다.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이뤄진 성적 발언이나 행위 역시 피해자에게는 직접 당한 것과 마찬가지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물론, 근로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였다.
이 밖에 인권위는 ㅁ회사의 고문인 박아무개씨가 회사 여성 직원에게 “업무상 논의할 것이 있다”며 자신의 집으로 불러 잠자리를 같이할 것을 제안한 사건도 성희롱으로 판단하고 박씨에게 200만원을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고문이나 사외이사는 직장에서 직접적 상하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피해자의 공적 활동을 제한·위축시킬 수 있는 위치라면 직장 내 성희롱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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