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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워크숍 중도퇴장’한 인권위원장 사의표명 왜?

등록 2006-09-25 17:51

조영황 국가인권위원장이 25일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인권위 홍보실을 통해 “고혈압 등 지병으로 인해 인권위 업무를 더이상 감당하기 힘들어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더 이상의 이유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원위원회 회의 도중 지난 22일 열린 내부 워크숍에서 그가 중도퇴장한 것과 관련해 한 위원이 해명을 요구하자, “물러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말한 뒤 회의실을 떠났다.

조 위원장의 정확한 사퇴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명재 인권위 홍보팀장은 “조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했고 더 이상의 이유는 없다”며 “22일 워크숍은 위원장과 위원들만 참석했기 때문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이 지난주 워크숍 도중 퇴장했고 이날 이에 대해 해명 요구에 즉각 사의를 밝힌 것은 위원장과 위원들 사이의 갈등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게 인권위 안팎의 관측이다.

당시 워크숍에서는 지난주 초 조 위원장이 국회에 인권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이뤄진 국회의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인권위원들이 동석하지 못한 데 대해 일부 위원들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인권보고서 제출 과정에서 관례적으로 인권위원과 국회의장이 오찬을 함께 하지만, 오찬 전에 비공식적으로 주요사항이나 건의사항 등을 전달하고 있다.

조현우 국회의장 정무수석은 “인권보고서를 국회의장에 전달하는 자리를 겸해 몇년전부터 국회의장과 인권위원 등이 점심식사를 같이 하고 있다”며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런저런 보고를 하는 게 적절치 않았고, 인권위원 모두가 참석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편의상 사전에 위원장 등 몇몇이 참석해 국회의장에게 주요 보고나 건의사항을 전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조 정무수석은 “이런 형식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먼저 요청한 것”이라며 “위원장이 국회의장에게 건의한 내용도 인권위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등 인권위원 전원이 참석한 오찬장에서 요구했던 것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 한 위원이 지난 22일 워크숍에서 ‘밀실보고’라고 비판하자 조 위원장이 격분하면서 퇴장한 ‘사건’이 그의 사의 표명에 가장 직접적인 배경이 된 셈이다.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사무처 업무를 둘러싸고 위원장과 인권위원들 사이에 누적되어 온 긴장관계가 꼽히고 있다. 형식상 인권위원회는 합의제 의결기구이지만, 인권위 고유업무 외의 예산·인사 등과 관련된 사무처 업무에 대해서는 인권위원들의 심의나 보고를 거치지 않은 채 위원장과 사무처장이 집행권을 행사해왔고, 일부 상임위원들이 이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는 것이다.

윤태범 방송통신대 교수(행정학)는 “현재 몇몇 위원회는 합의제 의결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독임제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늘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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