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고객상담실에서 시민들이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개혁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회가 개혁안 제출 시한인 1월 말까지 위원 간 견해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자문위 활동 기간 등 일정 조정을 위한 특위 회의도 미뤄졌다. 그러나 여야 의원 13명으로 구성된 연금개혁특위가 전문가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개혁안을 마련하긴 쉽지 않아 합의안 도출을 위한 자문위 논의는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1일 연금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연명·김용하 자문위 공동위원장과 만나 향후 일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전날 밤 김 의원이 장모상을 당하며 회의를 연기했다. 특위는 조만간 회의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다. 지난달 27~28일 자문위 위원 16명은 연금개혁 초안 마련을 위해 집중 논의를 했지만, 현행 월 소득의 9%인 보험료율을 15%로 올리자는 쪽과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는 것을 전제로 보험료율을 인상하자는 쪽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안을 내지 못했다. 애초 자문위는 1월31일까지 개혁안 초안을 마련해 연금개혁특위에 제출하고, 특위는 초안을 놓고 여론 수렴을 거쳐 4월까지 최종 개혁안을 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간 합의조차 난항을 겪으면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연금개혁특위는 우선 자문위 개혁안 제출 시한을 1월 31일 이후로 연장할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활동 기간이 연장되면 자문위는 개혁안 마련을 위한 회의를 재개하게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 자문위에서 논의된 방안을 토대로 특위가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연금 전문가가 아닌 국회의원들이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등 구체적인 제도 조정을 논의하기가 쉽지 않고, 정치적 부담도 따를 수밖에 없어 자문위에 합의안 도출을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 연금개혁특위 관계자는 “자문위가 단일 합의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복수의 합의안이라도 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호영 연금개혁특위 위원장(국민의힘 원내대표)을 비롯한 일부 여야 의원은 국민 500명으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연금개혁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위가 자문위로부터 초안을 받아 최종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주호영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내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에서 “국민 500분을 대상으로 연금개혁 내용에 대해 자세히 보고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촘촘히 대변하는 절차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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