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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어린이 성범죄 누가, 왜…

등록 2006-02-21 19:24수정 2006-02-21 19:30

자신의 열등감 보상심리
성인 대신 ‘어린이’ 표적
“초등학생 이하면 남녀를 가리지 않았어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아이들만 보면 죄책감 대신 흥분이 느껴져 참기가 힘듭니다.”

옆집 청년 같은 평범한 외모의 회사원 이아무개(28)씨는 서울 시내 한 신경정신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의사와의 상담에서 “10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저질렀다가 피해자 부모와 잘 합의해 무사히 넘겼다”고 털어놨다. 그에게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형에게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아이들을 만질 때마다 그때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소아성애증’ 반복범죄 잠복

최근 11살짜리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런 끔찍한 범죄의 동기나 심리적 병증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양대 의대 신경정신과 최준호 교수는 자신의 상담·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소아성애증 환자’와 ‘알코올 중독 및 고연령층’의 두 가지로 분류했다. 회사원 이씨는 ‘소아성애증’이라는 정신병리적 문제 때문에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경우다.

소아성애증이란 성인 여성이 아닌 어린이들에게 강한 성적 충동을 느끼는 병리 현상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 소아성애증 환자의 규모나 실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씨처럼 문제가 생겨 상담을 받다가 드러나는 경우가 고작이다. 최 교수는 “소아성애자들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치료에 이르는 길이 드물어 어린이 성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강은영 전문연구원이 2003년 성폭력 가해자 231명에 대한 기록·설문 조사를 토대로 내놓은 ‘아동 성폭력 가해자에 관한 연구’ 논문을 보면, 어린이 성폭력의 경우 가해자의 연령이 30~40대가 50%를 차지하고, 50대와 60대 역시 각각 10%씩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준도 고졸이 37.3%로 가장 많고 중졸(29.8%), 초등졸(24.9%) 차례였다. 나이도 많은데다 특정 직업이 없는 경우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성적인 능력이 활발한 여성보다는 다루기 쉬운 어린이들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가해자 절반이 30~40대

최 교수는 예방을 위한 대안으로 치료·교화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면담하다 보면 정황상 성추행이 아니라 성폭행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도 성추행과 성폭행을 가르는 기준이 모호해 가해자가 처벌을 덜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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