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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휴심정

두 절, 미고사와 맙소사

등록 2015-10-27 20:52수정 2015-10-28 11:48

빛깔 있는 이야기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을 생각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는지요. 빨간 단풍, 누런 황금빛 들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꽃, 탐스럽게 익은 과일, 높다란 청명한 하늘 등일 것입니다. 그중에서 요즘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국화꽃 아닐까 합니다.

전국에서 국화 축제가 한창입니다. 요즘은 사찰에서도 국화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동화사 승시, 조계사 국화 축제는 자리가 잡혔습니다.

꽃을 쳐다보는 사람의 얼굴은 그 꽃을 닮아 있습니다. 우리가 꽃을 갖다 놓고 즐기는 것은 아마도 활짝 피어 있는 꽃을 보면 얼굴도 마음도 활짝 피어나기 때문이겠지요? 내 인생도 저 꽃처럼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꽃구경 다니는 것 같습니다. 꽃을 보러 사찰에 사람들이 모이니 자연스레 법회가 이루어졌습니다.

얼마 전 동화사 승시에 초청 법사가 돼서 한마디 했습니다. “꽃을 보고 좋아라만 하지 말고 내가 꽃이 돼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자!”고 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답니다. 그리고 한마디를 더 했답니다.

“동화사엔 1주일에 한 번만 오시고 나머지 6일 동안은 날마다 제가 소개한 절에 다녀라”고 했더니 모두 어리둥절해했습니다. “그 절은 바로 ‘미고사’입니다!”라고 소개했더니 그 절이 어디에 있냐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미고사는 바로 여러분 집에 있습니다!” 법회에 참석하는 분들은 더 호기심이 발동해서인지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다시 “미고사에서는 3가지 염불만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제야 참석자들은 그 뜻을 알아채고, 박수를 치며 좋아라 했습니다.

그러나 ‘미고사’의 반대쪽엔 또 하나의 사찰이 있는데, 바로 ‘맙소사’입니다. 미고사에는 가을 국화처럼 행복과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는데, 맙소사의 꽃은 서리 맞은 꽃처럼 우울하고 생기 없이 시들어 있답니다.

한겨레 독자 여러분!

여러분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선택하십시오. 미고사에 다니실 겁니까? 아니면 맙소사에 다니실 겁니까?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독자님의 선택이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합니다.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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