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괴안동 `승리제단’과 오정동 ‘오정능력보습학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신도·학생 273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승리제단에서 20명, 학원에서 33명 등 모두 5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부천시가 10일 밝혔다.
방역 당국은 지난 3일 발열 증상을 보인 승리제단 신도 1명이 보습학원에서 강사로 일한 것으로 파악하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신도들이 승리제단 남자기숙사에서 집단생활을 해 감염이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에스엔에스(SNS)에 “영생교 승리제단 교인 22명이 기숙사 집단생활을 해왔고, 확진자 중 학원 강사가 근무하는 ‘오정능력보습학원’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며 ”승리제단 139명·학원 134명의 검사가 대부분 마무리됐고, 학원 확진자가 다른 학원 2곳에 다니고 있어 그 학원에 대해서도 전수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생교 조희성 교주. 사진 <승리채널> 유튜브 갈무리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에 위치한 영생교 하나님의성회 승리제단(이하 영생교)은 여러 차례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던 종교단체로, 개신교 주류 교단이 사이비(이단)로 규정한 곳이다.
영생교는 지난 2004년 수감 중 사망한 조희성씨가 설립한 단체다. 조희성씨는 자신을 ‘하나님’ ‘구세주’ ‘승리자’ ‘정도령’ 등으로 칭하고, 자신을 믿으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으며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생교는 2003년 집단 암매장 사건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영생교 신도 15명의 실종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영생교 밀실정원(소사 은혜원)에 암매장된 유골을 발견했다. 영생교 조희성 교주는 노동력 착취, 사기, 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돼 6년형을 살던 중 2003년 신도 살해혐의로 재구속돼 2004년 신도 2명과 함께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는 2004년 8월 옥중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영생교 누리집엔 조희성 교주의 일생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이를 보면, 조희성은 성경에서 부활해 천국을 간다는 것을 발견하고 김포읍 장로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으며,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게 반공포로로 잡혔다가 이승만 대통령의 석방조치에 따라 제1번으로 석방됐다. 그 은혜로 하나님의 실존을 깨달아 대한신학대학에 입학해 성경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고 주장한다.
누리집은 이어 군 장교로 복무하며 7개의 중·고교와 여러 개의 교회를 세웠으며, 폐병과 귓병으로 고생하던 중 천부교 박태선 장로를 만나 병이 나았다고 전한다. 이후 전도관을 다니며 30일 금식기도와 중노동을 하며 노력한 끝에 1980년 10월15일 자신 속의 마귀를 완전히 죽이게 돼 이긴 자로서 인류 구원의 역사를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영생교는 조희성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직접 인간의 육신을 입고 내려온 것이며, 죄를 완전히 이기고 하나님(부처님)이 돼 영생을 이뤘으며, 승리제단을 세워 사람들을 구원하는 구세주의 사명을 다 하고 하나님의 신으로 다시 환원했다는 주장을 편다.
영생교는 오른편 사진 희뿌연 것을 이슬성신이라며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영생교 누리집
영생교는 또 승리제단에서 예배를 볼 때나 집회 중에 신도들에게 빛과 같이 이슬성신인 이슬이 내린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곤 했다. 지금도 영생교 누리집엔 이슬성신 사진이 공개돼 있다. 이들은 이슬성신 은혜를 받으면 병이 낫고 대변으로 몸 안의 썩고 탁해진 피가 배출돼 피가 맑아져서 신체가 젊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신자 중 일부 지금도 조희성 교주가 살아있다고 주장한다.
영생교는 △세계 공산주의를 없애겠다 △대한민국에 여름 장마가 못 지도록 하겠다 △대한민국으로 태풍을 못 불어오게 하겠다 △대한민국에 계속 풍년이 들도록 하겠다 △대한민국에 전쟁이 못 일어나게 하겠다는 조희성의 5대 공약을 공표하고 있다.
한편 영생교는 10일 누리집을 통해 “본 제단 기숙사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여 국민 여러분과 방역에 수고하시는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대단히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다”며 “신도회에서는 방역 당국의 자가격리 및 확산 방지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빠른 시일 내에 더 이상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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