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교회협)는 3일 “경기 남양주 수진사에서 발생한 화재가 기독교 신자의 고의적인 방화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수진사와 모든 불자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3일 밝혔다.
진보 교단연합체인 교회협은 이날 성명을 내어 사죄의 뜻을 표하고 “이웃 종교의 영역을 침범해 가해하고, 지역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을 ‘신앙’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런 행동은 그리스도의 뜻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교회협은 “신앙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웃 종교를 혐오하고 차별하며 그 상징을 훼손하는 행동은 근절되어야 한다”며 “종교적 상징에 대한 방화나 훼손 사건의 대다수가 기독교 신자들에 의한 것이란 사실에 근거해 극단적으로 퇴행하는 한국 기독교 현실을 함께 아파하며 회개한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또 “한국 기독교가 이웃과 세상을 향해 조건 없이 열린 교회가 되도록 사랑으로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진사는 경기도 남양주시 천마산 초입의 사찰로 지난달 14일 불이나 경당 내 산신각이 전소하는 피해가 났다. 방화를 자백한 40대 여성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의 계시가 있었다’며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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