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여장부이자 시민·여성운동의 대부로 꼽히는 이선종 교무(76)가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양성평등주간 25주년을 기념해 여성인권 증진과 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한 사람 75명에게 주는 포상 가운데 최고상이다.
이 교무는 원불교 교정원 문화부장과 종로교당 교감을 거쳐 2007년 원불교 서울교구장을 맡았다. 또 교단 초기부터 남자 교무들과 평등한 위상을 가져 지금은 교단의 주축이 된 여성교무들의 모임인 원불교 여자정화단의 총단장, 중앙중도훈련원장, 은덕문화원장, 소태산아카데미원장, 천지보은회 상임대표를 지냈다.
이 교무의 활동은 원불교 밖에서 더 빛났다. 그는 참여연대 공동대표, 환경재단 대표, 한국여성단체연합 후원회장을 지냈고, 지금도 여성평화외교포럼 이사와 은덕문화원 교령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서울 시민단체들이 주로 위치한 종로교당에 있으면서부터 시민단체 간부 및 실무자들을 교당에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뒷바라지해 ‘여성 시민운동가의 맏언니’로 불렸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비롯한 남성 시민운동가들도 ‘큰 누님’으로 따랐다.
특히 그가 한국의 척박한 시민 역량을 강화하고자 서울 종로구 원서동 창덕궁 옆에 전통 한옥으로 마련한 은덕문화원은 시민운동가들의 사랑방 구실을 했고, 인문학 강좌와 대화모임을 통해 우리 사회 여러 문제의 해방을 찾아가는 창구가 되었다.
그는 특히 여성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동북아여성평화회의 공동대표로서 동북아 각국 여성들이 분쟁 해결의 당사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또 위안부 ‘기억의 터’ 건립 모금 추진위원과 우토로 살리기 및 에다가와 조선인학교 지원 공동대표를 지낸 데 이어 북한이탈여성 돕기,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아시아 빈곤여성을 지원하는 모임을 꾸려 약자들의 인권 수호와 연대에 앞장섰다.
이 교무는 환경운동에 앞장선 공로로 2001년에는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환경재단이 선정하는 ‘우리사회를 밝게 빛낸 사람들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상식은 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25주년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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