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 한명이 바로 한울님입니다. 그런데 그 한울님을 함부로 죽이는 세상입니다. 자기 자식까지 죽이니 말입니다. 그건 단지 살인이 아니라 한울님을 죽이는 것입니다.”
천도교 최고지도자인 이정희 교령(72)은 15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죽임에서 살림으로 전환’을 위해 ‘인내천(人乃天·사람이 곧 한울임) 사상’이 다시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교령에 취임한 그는 “사람 대하기를 한울님 대하듯 해야 하는 섬김과 모심의 정신은 천도교인만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니 종교나 사상에 관계없이 ‘인간 존중’을 위해 모두 한마음 한뜻을 모을 수 있다”며 오는 2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리는 인내천운동연합 출범식을 알렸다.
그는 또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인 한국사회 자살 풍조에 대해 “자살은 한울님을 죽이는 것이란 점을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해월신사(천도교 2대 교주)께서는 ‘어린이를 때리는 것은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라면서 폭력을 금하게 했는데 심지어 제자식을 죽이기까지 하니 어찌된 일이냐”며 개탄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기계와 인터넷,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때다.”
따라서 천도교가 1926년 선구적으로 잡지 <신인간>을 발행할만큼 새 시대의 인간을 탐구해온 전통을 이어 더욱 더 진척시킬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교령은 “어린시절 전북 부안의 고향마을 60호 가운데 50호가 천도교인이었고, 어려운 이웃들과 상부상조하는 궁을계와 대동계에 모두 들어 있어서 천도교인이 아니면 농사를 짓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천도교인들이 그 이후 많이 떠났다”면서 “인내천 사상을 중심으로 천도를 중흥하기 위한 비전들을 하나하나 실천해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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