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축구 해설위원(오른쪽). 한겨레 자료 사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축구 해설자 이영표(40)씨가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의견을 밝히는 등 명성교회 ‘부자 세습’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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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씨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인간에게 등장보다 퇴장이 훨씬 중요한 이유는 누구든지 자신의 마지막 무대에서 퇴장하는 그 모습 그대로 역사 속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 즉시 재등장하기 때문”이라며 “오늘 수십년 동안 한국 교회를 대표했던, 어쩌면 존경받는 모습으로 떠날 수 있었던 한 목사의 마지막 퇴장이 비참하게 ‘세습’이라는 이름으로 끝나고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씨는 이어 “아무리 판단력과 분별력을 상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판단과 분별의 경계가 희미해진 사람들에게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며 “분별력을 상실한 채 틀린 것을 단지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상실의 사람은 더더욱 되지 말자”고 덧붙였다.
초대형교회인 명성교회는 지난 12일 김하나(44) 새노래명성교회 목사를 명성교회 목사로 부임하는 위임예식을 치렀다. 김 목사는 이 교회의 원로목사인 김삼환(72) 목사의 아들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회 사유화” “부자 세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창립자인 김삼환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과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대표대회장을 지난 ‘한국 개신교의 얼굴’이어서 그 비판은 더욱 거셌다.
14일에는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학원 광장에 신학생 300여명이 모여 ‘부자세습 비판 기도회’를 열었다. 신학생들은 “교회는 목사 개인의 것이 아니고 목사가 소유할 수 없는 것”이라며 “기독교는 돈 장사가 아니다. 기독교는 주식회사 예수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지난 12일 아들 김하나 목사의 취임 예배에서 아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도하고 있다. 사진 <뉴스앤조이> 제공
■김삼환 목사 과거 ‘망언’도 다시 주목
명성교회의 부자세습이 비판을 받으면서, 과거 김삼환 목사의 발언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김 목사는 대형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를 ‘하나님의 도움’으로 해석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
김 목사는 지난 2월 주일예배 설교에서 “우리 국가기관이 몇년 동안 이분(MB)을 죽이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며 “MB를 죽이려고 하면 뭐가 터지는 거다. 기름이 터지든가 해서 그쪽으로 (사람들) 마음이 가는 거다. 할렐루야. 하나님이 도우시는 방법은 많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2014년에는 설교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며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어린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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