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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사드, 박정희, 세월호는 대구 전시회에서 안된다니까?

등록 2017-10-31 16:02수정 2017-10-31 19:12

대구시 주최 전시회 일부 출품작 수정·교체 요구받아
일부 작가들은 전시회 ‘보이콧’, 예술가들은 해명 요구
박문칠 감독의 영상 작품 <파란나비>의 스틸. 박문칠 감독 제공
박문칠 감독의 영상 작품 <파란나비>의 스틸. 박문칠 감독 제공
대구시가 주최하는 미술 전시회 ‘청년미술프로젝트 얍(YAP)’에서 사드, 박정희 전 대통령, 세월호 등을 표현한 출품작들이 수정이나 교체 요구를 받았다. 이에 반발해 일부 작가들은 전시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수백명의 문화예술인들이 대구시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31일 대구시와 문화예술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3일 대구아트스퀘어 조직위원회(위원장 류형우 대구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는 회의를 열어 박문칠 감독의 영상 작품 <파란나비>와 <100번째 촛불을 맞은 성주주민께>에 대해 수정 또는 교체 요구를 하기로 결정했다. 두 작품은 모두 사드 배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조직위 안에서 두 작품에 대해 ‘정치적인 주제’ 등 부정적인 의견이 나와 이렇게 결정했다. 당시 회의에는 류형우 대구예총 회장, 박병구 대구미술협회 회장, 안혜령 대구화랑협회 회장, 대구시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윤동희 작가의 <망령>. 윤동희 작가 제공
윤동희 작가의 <망령>. 윤동희 작가 제공
이날 조직위 회의에 이어 기획회의가 열린 뒤 윤동희 작가의 소묘 <망령>과 이은영 작가의 조각 <바다 우로 밤이 걸어온다>의 작가노트도 수정 또는 교체 요구를 받았다. <망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을 묘사했다. <바다 우로 밤이 걸어온다>의 작가노트에는 ‘세월호’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전체 출품작 446점(작가 33명) 가운데 수정 또는 교체 요구를 받은 것은 모두 6점(작가 5명)으로 알려졌다.

전시회에 출품한 일부 작가들은 전시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수백명의 예술가들은 함께 성명을 내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문칠 감독은 “정치적 검열이고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한달 전에 전시 약정서를 체결해 놓고 이제 와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동희 작가도 “대구미술관에도 같은 시리즈로 전시회를 한 작품인데 뒤늦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이게 예술에 대한 검열이 아니면 뭐겠냐”고 비판했다.

이은영 작가의 <바다 우로 밤이 걸어온다>. 이은영 작가 제공
이은영 작가의 <바다 우로 밤이 걸어온다>. 이은영 작가 제공
논란이 커지자 대구시와 조직위는 진화에 나섰다.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 관계자는 “일부 작가들에게 권고를 한 건데 의사소통 과정에서 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대구시는 예산을 지원할 뿐 예술가들의 자율성을 보장해 전시회 준비나 운영에 개입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이삭 청년미술프로젝트 얍 전시감독은 “정치적인 이유는 없었다. 큐레이터와 작가들 사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년예술프로젝트 얍은 청년작가에게 데뷔 무대를 제공하는 등의 목적으로 2009년부터 열리고 있다. 예산을 지원하는 대구시가 주최하고, 한국미술협회 대구시지회가 주관한다. 전시회는 대구아트페어와 함께 열리는데 조직위가 두 행사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대구시가 2억3000만원을 지원해 8일부터 12일까지 대구엑스코에서 열린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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