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종교

보수 개신교 지도자의 작심발언 “교회도 재벌도 개혁해야 한다”

등록 2017-01-19 19:35수정 2017-01-19 21:17

[짬] 신년간담회 연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우리나라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가 너무 크고, 가진 자들의 횡포가 너무 심하지 않으냐. 재벌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발언이 개신교 보수의 보루로 꼽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의 입에서 나왔다면, 믿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사진·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19일 신년 간담회에서 재벌 개혁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얼마 전 이재명 성남시장과 한 시간 반 동안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선 이 시장이 자기와 견해가 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올해 ‘종교개혁 500돌’ 맞아
“빈부격차·금권선거 부끄러운 현실”
“재벌문제 이재명 시장과 의견 일치”

“국회의원·성직자도 ‘김영란법’ 마땅”
“세월호 미수습자 찾아야 종결 가능”
“사드배치 성급한 결정 ‘곤란’ 자초”

이 목사는 ‘종교개혁 500돌’을 맞아 작심한 듯 이날 상당히 ‘개혁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기독교가 자신도 개혁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을 개혁시킬 수 있겠느냐”며 “500년 전 개혁의 핵심이 본래 잃어버렸던 것을 찾자는 것이었는데, 초심을 잃어버리고 권력지향적이고 물질주의적이고, 금권선거나 일삼는 부끄러운 모습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개혁 방향에 대해 “교육, 의료 등 사회의 필요에 공헌했던 언더우드, 아펜젤러 등 초창기 교회 지도자가 행한 빛과 소금의 구실을 회복하고, 정의를 세우고, 소외된 이들을 섬기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계가 협의체의 수장을 선출할 때마다 금권선거 논란을 빚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김영란법’ 적용에서 빠진 국회의원과 함께 성직자들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신교계 진보·보수를 망라한 협의체로 추진중인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의 회장 선임과 관련해 “한국기독교협의회 회장처럼 각 교단장들이 돌아가면서 대표를 맡도록 함으로써 금권선거 요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교육부 인가 신학대가 있는 23개 교단 가운데 15개의 교단장이 한교총에 가입할 예정인데, 오는 3월 안으로 임시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한기총을 떠났던 교단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하고, 새롭게 출범한 한교총은 법인화하지 않고 네트워크 협의체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3년 가까이 주검으로조차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9명의 미수습자를 찾기 전까지는 종결이 안 되는 것”이라며 “수습을 위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유족들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더 섬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지금까지 1천여명씩의 신자들과 함께 11차례에 걸쳐 안산의 보성재래시장으로 장보기를 다니며 세월호 희생 도시인 ‘안산 살리기’를 해왔다. “요즘 조류인플루엔자의 창궐로 전국의 피해 농가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같은 사고가 매번 반복되는 나라도 없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이 목사는 중국 선교를 위한 교류에 큰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부터 시진핑 주석의 정책에 의해 기독교계의 교류가 전면 중단되고, 500여명의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추방됐다”고 말했다. “19세기 아편전쟁 때 기독교 선교사들이 영국의 편을 들어서 ‘선교사는 침략자의 편’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는 까닭에 중국 선교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방은 ‘한반도 사드 배치 전에 결정된 일이어서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면서도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의 최종 결정은 최대한 미루되 ‘추진한다’는 전략적 대응을 했다면 중국이 현재처럼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한국에 더 많은 것을 주겠다며 모든 저지 수단을 강구했을 테고, 미국 역시 우리의 지지를 얻어내고자 그랬을 텐데 섣부르게 (사드 배치를) 결정해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