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종교인구 가운데 개신교인이 967만6000명(19.7%)으로 가장 많다. 2위는 불교로 761만9000명(15.5%)이었고, 3위는 천주교로 389만 명(7.9%)이었다. 개신교인 1위는 조사 이래 처음이다. 한반도 선교 130년만에 주류종교가 된 것이다. 개신교의 성장은 30여개의 주요 교단 가운데도 각각 300만명을 거느린 예장 통합과 예장 합동이 견인했다. 이 가운데 합동은 보수성이 강하고, 통합은 진보·중도·보수를 아우를 만큼 스펙트럼이 넓다.
5일 통합 총회장 이성희(69) 목사를 만났다. 이 목사는 “한국경제처럼 교회도 1960~90년대 50만에서 100만으로, 200만으로, 400만으로 10년마다 두 배씩 뛰다 보니, 전체 사회를 살피지 못해 이제 사회에서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성장 신드롬에서 벗어나면 그때부터 진짜 성장한다”는 역설을 제시하면서 “루터의 종교개혁 500돌인 올해 한국교회가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종로5가 연동교회 담임을 맡고 있다. 27년째다. 123년의 역사를 가진 연동교회는 지금까지 6명의 담임 중 5명이 통합총회장을 지낼 만큼 통합의 정신적인 지주교회의 하나로 꼽힌다.
그는 “월남 이상재와 3.1운동 선언문을 기초한 최남선, 민족대표 33인인 이갑성, 파고다공원에서 선언을 낭독한 정재용이 연동교회 출신이었다. 당시 개신교인은 2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에 불과했지만 3.1운동을 주도할 만큼 사회 개조에 앞장 섰고, 사회와 하나가 되었다”면서 “올해부터 3.1운동 100돌인 2019년까지 개혁에 박차를 가해 한국교회가 민중을 이끌고 사랑 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연동교회에는 최근 촛불정국에 통합교단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과 뜻을 함께 하겠다’는 대형 펼침막이 내걸렸다. 그러자 항의전화가 많이 왔다고 한다. 이 목사는 “교회는 다수결이 아니라 한 사람의 목소리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어정쩡해지기도 하지만, 이런 목소리 정도는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주교는 정의구현사제단이 있어서 진보의 목소리도 낼 수 있는 점이 부럽다”고도 했다.
이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이상한 영적 기운에 붙잡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태민은 일본에서 최면술을 배워와 최면을 건 상태에서 박 대통령에게 어머니를 만나게 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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