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15일 방문할 솔뫼성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솔뫼성지, 김대건 신부 생가터…한국 베들레헴
1784년 중국에서 세례를 받은 이승훈이 동료 이벽 등에게 세례를 준 것은 한국 천주교회의 창설로 간주된다. 이런 시작이 상징하듯 한국 천주교는 외부의 선교 없이 자생적으로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박해를 겪었다. 교황의 방한 일정엔 한국 천주교 수난의 역사를 대표하는 성지들이 포함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후 찾은 충남 당진 솔뫼성지는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1821~1846)의 생가 터가 있는 곳. ‘소나무 숲이 우거진 산’이란 뜻의 솔뫼마을은 김 신부를 비롯해 그의 증조할아버지(김진후), 작은할아버지(김종한), 아버지(김제준) 등 4대에 걸쳐 순교자가 살아 ‘한국의 베들레헴’이라고도 불린다. 2004년 김 신부의 생가가 복원됐고 1946년 순교 100주년을 맞아 세운 순교복자비, 김 신부 동상과 기념관, 야외 성당 등이 조성돼 있다. 최근 문화재청이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서소문 순교성지, 초기 신앙인들 ‘패륜’ 몰려 처형
16일 아침 교황이 찾는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는 일반인에겐 서소문공원으로 익숙하지만 원래 ‘서문 밖 순교지’로 불리던 천주교 성지다. 19세기 초중반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인륜을 저버린 패륜의 죄인’이라는 죄목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형조에서 이곳으로 끌려와 처형됐다. 상징인 현양탑(천주교기념탑)은 높이 15m의 주탑과 13m의 좌우대칭탑 등 3개의 탑으로 이뤄져 있는데, 주탑 앞부분엔 순교의 참상을 형상화한 청동조각이 붙어 있다. 교황이 현양탑에 헌화를 하는 자리에는 여기서 순교한 이현의 후손 이수진 수녀, 홍낙민의 후손 홍기홍, 정약종의 후손 정호영, 윤지충의 후손 윤재석씨와 한국의 첫 세례자인 이승훈 순교자의 후손 이태석 신부 등이 함께한다.
충남 서산 해미 순교성지, ‘천주학 죄인’ 생매장당한 곳
17일 오전 교황이 방문할 충남 서산 해미 순교성지는 1866~1872년 1000명 이상의 ‘천주학 죄인’들이 생매장당한 곳에 조성돼 있다. 천주교 신자들의 ‘예수 마리아!’라는 기도 소리를 ‘여수머리’로 알아듣던 데서 유래한 ‘여숫골’이라는 땅 이름과 표석이 방문자들을 맞는다. 생매장형은 특히 1866년 병인년부터 1868년 무진년에 이르는 대박해 때 주검을 간편하게 처리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시행되었는데, 여름철 신자들을 수장시켰던 개울 한가운데 둠벙은 한때 ‘죄인 둠벙’이라 불리다 지금은 ‘진둠벙’이라 불린다. 수많은 이름 모를 신자들의 유해가 홍수로 유실됐다가 1935년 일부 발굴된 뒤 1975년 16m 조형물인 해미순교탑이 세워지고 2003년 기념성전이 완공되었다.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가 열릴 성지 인근 해미읍성은 서문 밖에 처형당한 신자의 유해가 산처럼 쌓였다고 기록되어 있는 지역이다.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가 순교한 옥터,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던 ‘호야나무’ 등이 남아 있다.
명동성당, 기해·병인박해 순교자 유해 안치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명동성당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를 드린 뒤 지하 소성당에서 기도하며 순교자의 유해를 참배한다. 이곳에는 기해박해(1839)와 병인박해(1866) 당시 순교자들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교황이 16일 방문할 서소문순교성지.
16일 아침 교황이 찾는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는 일반인에겐 서소문공원으로 익숙하지만 원래 ‘서문 밖 순교지’로 불리던 천주교 성지다. 19세기 초중반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인륜을 저버린 패륜의 죄인’이라는 죄목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형조에서 이곳으로 끌려와 처형됐다. 상징인 현양탑(천주교기념탑)은 높이 15m의 주탑과 13m의 좌우대칭탑 등 3개의 탑으로 이뤄져 있는데, 주탑 앞부분엔 순교의 참상을 형상화한 청동조각이 붙어 있다. 교황이 현양탑에 헌화를 하는 자리에는 여기서 순교한 이현의 후손 이수진 수녀, 홍낙민의 후손 홍기홍, 정약종의 후손 정호영, 윤지충의 후손 윤재석씨와 한국의 첫 세례자인 이승훈 순교자의 후손 이태석 신부 등이 함께한다.
교황이 17일 방문할 해미순교성지.
17일 오전 교황이 방문할 충남 서산 해미 순교성지는 1866~1872년 1000명 이상의 ‘천주학 죄인’들이 생매장당한 곳에 조성돼 있다. 천주교 신자들의 ‘예수 마리아!’라는 기도 소리를 ‘여수머리’로 알아듣던 데서 유래한 ‘여숫골’이라는 땅 이름과 표석이 방문자들을 맞는다. 생매장형은 특히 1866년 병인년부터 1868년 무진년에 이르는 대박해 때 주검을 간편하게 처리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시행되었는데, 여름철 신자들을 수장시켰던 개울 한가운데 둠벙은 한때 ‘죄인 둠벙’이라 불리다 지금은 ‘진둠벙’이라 불린다. 수많은 이름 모를 신자들의 유해가 홍수로 유실됐다가 1935년 일부 발굴된 뒤 1975년 16m 조형물인 해미순교탑이 세워지고 2003년 기념성전이 완공되었다.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가 열릴 성지 인근 해미읍성은 서문 밖에 처형당한 신자의 유해가 산처럼 쌓였다고 기록되어 있는 지역이다.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가 순교한 옥터,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던 ‘호야나무’ 등이 남아 있다.
교황이 18일 방문할 명동성당.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명동성당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를 드린 뒤 지하 소성당에서 기도하며 순교자의 유해를 참배한다. 이곳에는 기해박해(1839)와 병인박해(1866) 당시 순교자들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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