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에서 열린 가톨릭 아시아청년대회 개막 미사에서 아시아 22개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이 환영 행사를 즐기고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제공
22개국 젊은이 6천명과 대화
청년들 “한국서 교황 뵙게 돼 행복”
청년들 “한국서 교황 뵙게 돼 행복”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이틀째인 15일 제6회 가톨릭아시아청년대회(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솔뫼성지에서 아시아의 청년 신자 6000여명과 만난다. 교황 방한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이다.
15일 오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김대건 신부의 생가 터에서 김 신부의 영정에 참배한 뒤 솔뫼성지를 찾은 아시아 22개 나라 젊은이들을 만난다. 솔뫼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생가 터가 있는 곳으로, 4박5일 방한 기간 중 교황이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마주하는 첫번째 장소다.
교황은 너비 40m, 길이 135m로 설치된 ‘만남의 장막’에서 아시아 젊은이들로부터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겪는 고민을 듣는다. 교황은 교회를 위해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아시아청년대회에는 중국, 필리핀, 동티모르, 파키스탄, 네팔, 말레이시아, 인도, 싱가포르, 캄보디아, 몽골 등 22개 나라에서 온 2000여명과 한국의 16개 천주교 교구에서 뽑힌 4000여명 등 젊은 신도 6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제3회 한국 가톨릭청년대회를 겸한 이 행사는 아시아 주교회의가 주최하고 천주교 대전교구가 주관해 13일 개막해 17일까지 열린다.
대회 참가자들은 교황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인구의 7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온 카바라반 주빌 케인(29)은 “교황님을 만나는 게 꿈이고 소원이다. 세계대회는 비용이 많이 들어 참가하지 못했는데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해 다른 나라 형제자매들과 종교적으로 공감해 좋고 또 교황님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온 린쉬안위(20)도 “교황님을 김대건 신부의 고향과 한국의 순교지에서 뵙게 돼 더 경건해지고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유흥식 라자로 주교(천주교 대전교구장)는 대전교구 누리집에 성명을 내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사랑하셔서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셨다. 교황님의 방문은 물질주의에 찌들어 있고 남북으로 갈라져 신음하는 한국과 교회가 정화되고 성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오후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봉헌한다. 교황은 폐막 미사에 참석한 뒤 전날인 16일에 시복된 해미 순교자 3위(인언민 마르티노, 이보현 프란치스코, 김진후 비오) 기념비 제막식에도 참석한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당시 신자들의 처형장이었던 해미읍성의 서문은 순교자의 주검을 내가던 곳이다.
아시아청년대회는 1991년 폴란드에서 열린 가톨릭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아시아 30개 나라의 대표자들이 ‘세계대회 개최지가 유럽·미주가 대부분이어서 막대한 여비를 마련하기 어려워 참석하지 못하는 아시아권 청년들을 위한’ 아시아청년대회의 필요성을 아시아 주교회의 쪽에 전달하면서 태동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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