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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코로나·대선 시국에”…전국승려대회 앞두고 불교계 반대 목소리 커져

등록 2022-01-17 16:30수정 2022-01-18 12:57

“대선 시기에 불필요한 논란 야기
코로나19 방역도 위태롭게 할 우려”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정문에서 전국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 제공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정문에서 전국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 제공
불교계가 오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에서 승려 4000~5000명가량이 참여하는 전국승려대회를 열기로 한 데 대한 불교계 내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해불교청년회, 바른불교재가모임, 정의평화불교연대 등 불교 시민사회단체들은 17일 “대통령 선거 시기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승려대회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대선을 앞두고 대중이 모이는 집회를 가지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그동안 방역에 성실하게 협조해온 불교계가 대규모 집합 행사를 기획하는 것은 고통을 감내해온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불교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화재관람료 징수 비하 발언, 정부의 천주교 캐럴 캠페인 지원, 경기도 광주시 가톨릭 성지순례길 추진, 국공립합창단 특정 종교 찬양 일색의 공연 등을 종교 편향으로 규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사퇴, 정청래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주장하며,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1일 전국승려대회에 이어 2월 전국불자대회를 열겠다고 공언해왔다.

이와 관련해 불교 시민사회단체는 “조계종단은 시민들의 비난을 받는 문화재 관람료 매표소를 사찰 입구로 이전하고, 정부는 문화재관람료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조계종과 불교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상설 실무협의기구를 구성해 개선책을 협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단체들은 또 “2009년 국가공무원법에 종교 중립 의무 조항을 신설했지만 정부 기관의 종교 편향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처벌 규정을 신설해 종교 편향을 근절하라”고 촉구했다.

신대승네트워크도 이날 긴급 입장문을 통해 “불교계에서 제기하는 대표적 종교 편향과 차별 사례는, 정청래 의원 건 외에도 서소문 역사문화공원이나 해미읍성, 천진암, 주어사 등과 같이 여러 종교와 역사가 공존하는 곳에 대한 특정 종교 성지화 지원, 남북문제에 대한 가톨릭 의존도 심화, 남북 민간교류의 길을 열어온 불교 패싱 등이 있다”며 “그러나 승려대회보다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정문에서 전국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 제공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정문에서 전국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 제공
‘승려대회 취소를 요구하는 불제자 일동’도 지난 13일 조계사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승려대회의 취지가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대선을 코앞에 둔 시기에 특정 정당 국회의원의 제명과 탈당을 요구하는 것은 선거개입이라 할 수 있다”며 “국민들이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사찰관람료 문제로 승려대회를 연다면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주의 집단’, ‘일반인과 똑같이 탐욕을 버리지 못한 종교인들’이라는 야유와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승려대회를 하려면 승려들에게 당장 설문 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종의 정신적 지주인 종정 진제 스님도 전국승려대회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승려대회나 불자대회는 종정이 내린 교시에 따라 치러지는 게 관례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지난 11일 총무원 간부들의 종정예하신년하례 때 종정 스님께서 전국승려대회를 꼭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불교대표자대회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종정 진제 스님은 교시에서 일심동체와 중생 화합을 특별히 강조했다.

종교편향불교왜곡범대책위원회의 전국승려대회 봉행위 상임집행위원장 삼혜 스님은 “(진제) 종정 예하께서 무리하게 해서 염려를 낳지 않도록 승려로서 위의를 지키라는 말씀이 있었고, (성파) 차기 종정 예하께서도 우려스러운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의를 잘 지킬 것을 당부했다”면서 “방역을 철저히 지키고 부스터샷까지 맞은 이에 한해 동참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상임고문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원내대표, 김영배 전통문화발전특위 위원장, 이원욱 정각회장(선대위 종교위원장) 등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 36명은 정청래 의원과 함께 이날 조계사를 찾아 108배를 하고 재차 참회의 뜻을 전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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