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불교 100주년 기념식. 사진 김봉규 선임기자
반세기 만에 발간한 경전 개정판에서 심각한 오·탈자 문제가 불거지며 초유의 ‘경전 회수사태’를 맞은 원불교에서 이 일의 책임을 지고 교단의 행정책임자인 오도철 교정원장과 김제원 교화부원장이 사퇴했다.
이어 신임 교정원장에 오우성 교정원재정부원장이 임명됐다.
문제가 된 <원불교전서> 개정증보판은 지난 2018년 원불교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임시수위단회의에서 ‘교서 탈자 교정의 건’을 결의해 지난 1977년 냈던 초판에 대해 44년 만에 편수 및 감수의 과정을 거쳐 발행됐다. 이 전서는 지난 4월 교단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에 배포됐으나 적잖은 오류로 이의가 제기되자 임시수위단회의가 전량 회수해 폐기키로 결정했다.
임시수위단회의는 향후 <원불교전서> 편찬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설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임시수위단회의 단장이자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전산 김주원 종법사는 “소태산 대종사(원불교 창시자)의 정신이며, 법보인 경전의 편찬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총사퇴의 심정으로 성찰하고,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을 기했다”고 밝혔다.
전산 종법사는 교정원장 인사와 함께 임시수위단 중앙단원으로 서울교구장 한덕천 교무와 대구경북교구장 오정도 교무를 임명했다.
이번 사태로 교단 내의 비판이 거세지자 전산 종법사가 사퇴의견을 밝히면서, 교단이 큰 내홍에 휩싸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원불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사퇴 이후 전산종법사의 사퇴 발언은 교단 혁신의 발전을 위한 당부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교단의 공식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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