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서울올림픽 유치 신청부터 대회 청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한 전상진 전 한국외교협회 회장이 9일 오전 10시50분께 분당차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3.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양구에서 자란 고인은 연세대 정외과 3학년 때인 1949년말 ‘제1회 고등고시’ 행정 3부(외무 행정)에서 최연소(22살)로 합격했다. 1950년대초부터 79년까지 외교관으로 일하며 외무차관보, 미국 공사, 카메룬·페루·말레이시아·유엔 대사를 지냈다.
<세계는 서울로>, <서울올림픽 성공 스토리> 등 저서에서 그는, 1980년 신군부의 ‘10년 이상 대사급 조기퇴직' 조처에 따라 대한체육회 부회장으로 옮긴 뒤 박정희 대통령 때 추진한 올림픽 유치 신청 문서를 발견해 처음 보고함으로써 88서울올림픽 유치가 시작됐다는 일화를 밝혔다. 그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경기연맹 총회에 86아시안게임 서울유치단 대표로 참가한 데 이어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창설부터 해산 때까지 사무차장으로서 국제 관계 업무를 맡았고, 대회 이후 조직위의 청산단장도 맡았다.
1992∼96년 한국외교협회장과 고문으로 일했고, 95년~2019년까지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로 일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인원씨와 아들 전승재(전 LS니꼬동제련 부사장)·광재씨와 딸 선재·진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9시다. (02)3010-2000.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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