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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민중사학 개척한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 별세

등록 2020-03-18 15:47수정 2020-03-19 16:59

재야 사학자 이이화 선생. <한겨레> 자료사진
재야 사학자 이이화 선생. <한겨레> 자료사진

평생토록 재야 사학자로서 민중사학을 개척하고 역사 대중화를 이끌어온 이이화 선생이 18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4.

1936년 대구에서 주역 대가인 야산 이달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전북 익산에서 자랐다. 부친에게 한문 공부를 하며 사서를 배웠다. 1950년 가출해 고학을 하다 광주고를 졸업한 뒤 상경해 서라벌예대(현 중앙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했다. 외판원, 술집 웨이터, <불교시보> 기자, 학원 강사 등 닥치는대로 일하며 생계를 잇다 일간지 임시직을 거쳐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에서 고전을 번역했고, 서울대 규장각에서 고전 해제를 썼다. 이무렵 ‘허균과 개혁사상', ‘척사위정론의 비판적 검토' 같은 역사 관련 글을 기고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아 본격적인 한국사 저술가의 길로 들어섰다.

고인은 1986년 역사문제연구소 창립 때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과 함께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제2대 연구소장을 거쳐 고문으로 활동했다. 22권짜리 <한국사 이야기>를 10여년에 걸쳐 집필했고, ‘인물로 읽는 한국사', ‘만화 한국사', ‘주제로 보는 한국사', ‘허균의 생각', ‘전봉준 혁명의 기록' 등 수많은 저술을 발간했다. 2010년 10월부터 6개월간 <한겨레> ‘길을 찾아서-민중사 헤쳐온 야인’을 통해 회고록을 연재하기도 했다.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이사장,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14년 원광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개관한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위원장도 맡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희씨와 아들 응일(영화감독), 딸 응소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10시 예정. (02)2072-2010.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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