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거장’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
한국학 분야의 석학인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가 22일 오전 10시 경남 고성군 하일면 송천마을 자택에서 지병인 혈액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1.
김 교수는 지난달 혈액암을 진단받고 항암치료를 받아오던 중, 이날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타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32년 경상남도 고성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했다. 서강대 국문학과 교수,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객원교수, 인제대 문과대 교수, 계명대 한국학연구원 원장 등을 거쳤다. 문학과 민속학, 미학, 신화, 역사 등을 아우르며 평생 동안 한국인의 삶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한국인의 죽음론과 인생론을 논한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와 <한국인의 자서전> 등은 큰 대중적 반향을 일으켰다. 정년을 6년 남긴 1991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같은 자연 속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고향으로 돌아갔고, 낙향한 뒤에도 해마다 한 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고 강연활동도 활발히 해 왔다.
<한국민속과 문학 연구>, <한국인 우리들은 누구인가>, <한국신화와 무속연구>, <한국문학형태론>, <한국인의 에로스>, <한국인의 신화>, <한국인의 혼례>, <독서>, <공부>, <노년의 즐거움>, <이젠 없는 것들 1·2>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올해 6월 낸 <상징으로 말하는 한국인 한국문화>가 그의 유작이 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상욱(수필가)씨와 아들 진엽(서울대 미학과 교수)·진황(현대고 교사)씨, 딸 소영(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서울대병원이다. (02)2072-2018.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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