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추명자씨
고 이병호·추명자씨 4억원 노무현재단 등에 기부
비슷한 시기에 남편을 잃고 20여년을 의자매로 서로 의지해 온 50대 두 여성이 넉 달을 사이에 두고 세상과 작별했다. 마지막 가는 길, 두 사람은 전 재산 6억원 가운데 4억원을 고스란히 노무현재단과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에 기부했다. 여관 허드렛일, 함바집 운영 등 안 해 본 일 없이 억척스레 모은 소중한 돈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들은 평탄치 않은 자신들의 삶과 닮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동병상련’을 느낀 뒤 기부를 결심했다는 말을 남겼다. 노무현재단은 11일 경남 밀양의 고 이병호(당시 57)·추명자(58·사진)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4억원을 재단 등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개인 후원자로서는 가장 많은 기부액이다. 이씨 등은 “죽기 전엔 기부 사실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애초 이들은 “우리가 죽으면 이 재산을 병원이나 아니면 다른 좋은 곳에 기부해 좋은 일에 쓰도록 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나머지 유산 2억원에 대해서는 “생활 능력이 없고 돌 봐주는 사람도 없는 처지인 추씨의 딸을 위해 믿을 만한 법무법인에 신탁해 달라”고 유언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과 지난 8일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재단은 이씨가 먼저 떠난 뒤 암 투병 중이던 추씨를 간호하고 장례식을 치러줬다. 두 사람의 후원 등에 힘입어 재단의 후원금 총액은 출범 5개월 만에 43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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