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누마 겐(사진)
2002년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축구 경기를 공동 유치하는 데 큰 기여를 한 나가누마 겐(사진) 전 일본 축구협회 회장이 2일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살.
<아사히신문>은 3일 ‘나가누마 전 회장이 없었다면 2002년 월드컵 공동 주최는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1994년 5월부터 98년 7월까지 일본 축구협회 회장을 지낸 그는 96년 5월 개최국을 결정하는 국제축구연맹 이사회가 열리기 전날 밤 연맹으로부터 한-일 공동 개최를 타진받고, 단독 개최를 주창하는 일부 주전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동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이 제안을 거부해 표결을 했다면, 공동 주최를 추진했던 유럽의 이사들이 한국 쪽으로 쏠렸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경험은 한-일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했으며, 이후 일본 한류 붐의 밑거름이 됐다.
히로시마 출신으로 14살 때 원폭 피해를 입은 나가누마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일본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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