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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나화자씨 별세

등록 2023-04-20 15:48수정 2023-04-20 19:54

2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나화자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피해자였던 고인은 일본 군수업체 후지코시를 상대로 20년 넘게 소송을 해왔지만, 대법원의 마지막 판결을 기다리다 지난 19일 눈을 감았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2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나화자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피해자였던 고인은 일본 군수업체 후지코시를 상대로 20년 넘게 소송을 해왔지만, 대법원의 마지막 판결을 기다리다 지난 19일 눈을 감았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피해자 나화자씨가 별세했다. 향년 91.

20일 민족문제연구소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입원했던 나씨가 전날 오후 5시께 숙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31년 10월 전라도 나주에서 태어난 나씨는 대정국민학교 6학년 때인 1945년 2월 일본 도야마현에 있는 후지코시 도야마 공장에 동원돼 강제노역 피해를 입었다.

고인은 당시 담임 선생의 소개로 알게된 낯선 남자가 후지코시에 대한 설명을 칠판에 적으며 “일본에 가서 일하면 여학교에 진학할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다. 가난한 지금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해 일본에 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밝히자 담임 선생이 “네가 안가면 대신 아버지를 데려가게 된다”고 말해 나씨는 출발 당일에서야 가족들한테 말하고 일본으로 끌려갔다고 한다. 나씨는 도야마공장에서 굶주리며 매일 하루 12시간 동안 공작기계 선반으로 철을 깎는 고된 작업을 해야 했다. 이후 해방이 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임금은 받지 못했다. 당시 후지코시에 끌려가 강제노동에 동원된 한국인은 1600여명에 이른다. 후지코시 철재공업주식회사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군수업체로서 강제연행당한 조선인들을 가혹한 노동에 동원했던 대표적 기업 중 하나이다.

2003년 4월 1일 일본 도야마 후지코시 본사 앞에서 나화자씨(오른쪽 네번째)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후지코시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2003년 4월 1일 일본 도야마 후지코시 본사 앞에서 나화자씨(오른쪽 네번째)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후지코시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앞서 나씨는 2003년 4월, 후지코시를 상대로 일본의 도야먀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청구 기각당했다. 이후 2013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해 2019년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가해 기업인 후지코시가 원고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4년째 계류 중이다. 이제 못다 한 소송은 유족이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식회사 후지코시를 상대로 한 소송 원고 23명 가운데 14명이 눈을 감았고, 피해를 본 생존자 9명이 판결이행을 기다리고 있다.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장지는 경기도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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