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동욱 디제이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도 문화공간 온에서 음악 생방송을 진행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국내 1호 디스크자키’이자 ‘영원한 현역 디제이’ 최동욱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명예회장이 17일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
서울에서 난 고인은 한국전쟁 때 전주에서 자란 뒤 고려대 국문학과를 다녔다. 1959년 복학생 시절 종로 2가의 음악감상실 ‘디쉐네'에서 “음악을 말로 소개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인기를 끌면서 ‘메트로' ‘카네기' ‘세시봉' 등 시내 유명 음악실에서 ‘알바’를 했다. 라디오 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다 1963년 <동아방송> 공채 1기 피디로 특채된 그는 국내 첫 팝송 프로그램인 ‘탑튠쇼’ 제작을 하다 1964년 임시 대타로 진행까지 맡았다. 그가 2010년말 초대회장을 맡은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는 ‘이 해를 국내 디제이 탄생 원년’으로 삼고 있다.
고 최동욱씨는 <동양방송> 피디 시절인 1964년부터 국내 첫 라디오 음악 생방송 ‘3시의 다이얼’을 진행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고인은 1964∼71년 ‘3시의 다이얼’을 맡아 처음으로 청취자 전화 신청 음악 생방송을 했고, ‘0시의 다이얼'에선 처음으로 심야 생방송까지 시작했다. 이로써 그는 ‘독보적인 디제이 최’로 이름을 남겼다.
그는 1978년 창간된 <스포츠동아>로 옮겨 방송·영화·레저·음악 분야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과학적인 자동차 운전법, 자가 수리법, 드라이브 코스 등 신문에 자동차 칼럼도 썼다. 훗날 펴낸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6권)는 운전자의 필독서가 됐다. 1991년 재충전과 음악자료 수집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이듬해 로스앤젤레스 한인방송 사장을 맡아 11년간 디제이로 활동했다. 희귀 음반 1만여장, 시디 등 수록곡 300만곡, 2천여권의 각종 음악자료와 2억원대 방송 장비를 가지고 2003년 귀국한 그는 2005년 1인 인터넷 방송 <라디오서울코리아>(radioseoulkorea.com)를 직접 개국했다.
지난 2016년 6월부터 종로2가 한겨레 문화공간 온에서 매주 일요일 ‘3시의 다이얼’을 진행해 온 그는 2019년 방송 55돌 기념 공연을 펼쳤고 지난달까지도 종종 활동을 했다.
유족은 부인 최승수씨와 아들 최성원(<한국교통방송> DJ 겸 가수)씨와 인기씨, 며느리 양유지아씨 등이 있다. 빈소는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5시20분. (02)2227-7566.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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